파인애플이 그려진 156만 원짜리 셔츠

진윤주
2022/02/28
우리는 고등학교 시절 밤 12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하며 열심히 공부해 대학을 갔고, 만들 수 있는 최대한의 토익 점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다방면의 스펙을 쌓기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대학생활을 했다. 어떻게든 해외 경험을 하기 위해 어렵게 어학연수를 가거나 해외 탐방의 기회가 있는 각종 공모전에 도전하며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맞추려 노력했고, 대학을 졸업하고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도 퇴근 후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하며 20, 30대를 보냈다. 그리고 어느덧 40대가 되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혹은 아직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고, 그렇지만 여전히 출퇴근을 반복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아니, 살아내고 있다. 역세권 아파트를 아직 사지 못했고, 뒤늦게 뛰어든 주식은 좀처럼 마이너스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회사만 다녀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월급을 받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는 우리는 '좋은 사업 아이템만 생기면 작게라도 사업을 시작하면 좋겠어', '요즘 MZ세대에게 유행하는 물건만 딱 찾아서 스마트 스토어로 팔면 되잖아', 혹은 '제로웨이스트 생활 방법을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올려 이제라도 인플루언서가 되어 볼까'라고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회사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수만 가지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다음날 아침 출근길, '매달 일정하게 들어오는 월급이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고 회사로 출근한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이렇게 회사만 다녀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러나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아니 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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