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번째 이야기: 깜보와 먹걸이

이종철
이종철 · 전문 에끄리뱅
2024/04/06

내가 깜보를 키우면서 결정적으로 실수한 것이 있다. 깜보를 키우면서 개사료를 주지 않고 사람이 먹는 것을 그대로 준 것이다. 나는 그 차이를 알지 못하고 그렇게 했으니 나의 무지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동물도 잘 먹고 잘 지내는 것이 최고의 기쁨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그대로 깜보에게 줬다. 하지만 개와 사람이 먹는 음식이 다르고, 신체에 미치는 각각의 영향이 다르다. 그런데 나는 옛날 식으로 생각해서 그냥 사람이 먹는 것을 그대로 깜보에게 주었던 것이다. 사람이 먹는 음식에 들어 있는 염분이 개한테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을 잘 몰랐던 것이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한 이유가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나는 개나 사람이나 잘먹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깜보가 덩치가 있다 보니 고기를 아주 좋아한다. 식욕이 없어서 밥을 잘 안 먹을 때는 닭고기나 돼지 고기등을 막론하고 고기로 챙겨주면 허겁지겁 아주 잘 먹는다. 그래서 어떤 경우는 매 끼니 사람은 못 먹어도 깜보에게는 고기를 챙겨주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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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비판》와 《일상이 철학이다》의 저자. J. 이폴리뜨의 《헤겔의 정신현상학》1(공역)2, G. 루카치의 《사회적 존재의 존재론》 전4권을 공역했고, 그밖에 다수의 번역서와 공저 들이 있습니다. 현재는 자유롭게 '에세이철학' 관련 글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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