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은 민주당을 바꿀 수 있을까?

서준수
서준수 · 꿈꾸는 현실주의자
2022/06/08
싱겁게 끝날 줄만 알았던 이번 지방선거의 대이변은 경기도에서 나타났다. 투표 당일을 넘어 다음 날 새벽 5시가 넘어서야 확정된 결과는 출구조사의 예측을 뒤엎었다.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의 승리 예측을 내세웠던 언론사들은 '유력'이라는 단어를 서둘러 빼야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에 이어 여당의 막강한 지원을 등에 업은 김은혜의 패배를 생각하기 어려웠던 상황, 그리고 민주당에 불리한 정국에 더하여 민주당 내에서도 아웃사이더인 김동연의 승리를 생각하기 어려웠던 상황에서의 반전은 대한민국 선거 역사에서 꽤 극적인 순간을 연출했다고 할 수 있다.

안정적 텃밭인 호남과 탄탄한 지역의 기반으로 선거운동을 펼친 제주를 제외하고는 모든 주요 시장, 도지사 선거에서 처참하게 패배한 민주당은 "한나라당에서 개가 후보로 나와도 당선된다"는 2006년 지방선거의 악몽을 다시 맞이한 것처럼 보였다. 대한민국 최대 인구와 수도권으로서 정치적 위상과 상징성을 가진 경기도에서 승리하는 기적을 맛본 것이지만, 김동연의 당선은 민주당에게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복잡미묘한 축복'이다.

관료계의 아웃사이더

김동연은 1980년대부터 재정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관료로 여러 직책을 거쳤다. 2000년대 노무현 정부에서는 기획예산처 과장, 이명박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제2차관, 2010년대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무조정실장, 문재인 정부에서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는 상고 출신에 야간대학 졸업자로서 대한민국의 엘리트들이 모이는 (장관 중에서도 실세인) 기획재정부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였다. 역대 정부에서 모두 중용되었다는 사실을 보면, 김동연은 이념적 성향이 강하지 않고, 재정 분야 관료로서 경제 및 행정에 관한 전문성, 그리고 관료사회에서 필요한 품성을 인정받았음을 보여준다.

그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아주대학교 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냉소적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총장 시절 학생들과의 미팅, 저소득층을 위한 해외 연수 프로그램, 장학 프로그램에...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Ph. D. in International Relations
51
팔로워 193
팔로잉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