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용 효도의자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4/25
-일어날 수 있겠어?

남편이 방문을 열고 깨운다. 시계를 보니 6시 5분이다.

-아직 어두운데 왜 깨워욧!
-어둡긴 날이 환한데.

오늘 따라 몸이 천근만근이다. 곤드레 모종을 마저 심어야 하는데 일어나기가 너무 힘든다.
밍기적거리다 7시가 다 돼서야  부시시 일어나 밖으로 나간다

-비닐 양 옆은 흙으로 눌러줘야 돼. 돌로만 누르지 말고. 그래야 바람이 안 들어가 흙이 안 마르지.

남편이 가르쳐 주며 시범을 보여준다.
흥, 나도 그렇게 할 참이었거덩요. 속으로만 궁시렁거리며 아무 대꾸도 없이 호미며 칼을 찾아본다.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 엉덩이에 붙이는 둥근 의자다. 모종 심을 때나 작물을 캘 때. 풀을 뽑을 때도 엉덩이에 착 매달려 있는 그 농사용 의잔지 방석인지가 집에 있는 줄 뻔히 알면서도 미처 생각을 못하고 쪼그리고 앉아 모종을 심느라 얼마나 힘이 들고 다리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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