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아에오(12)] 풀배터리검사, 현실자각타임?!

케이크여왕
케이크여왕 · 평범함을 꿈꾸는 엄마
2024/03/28
아이에게 적극적으로 개입한 이후, 제대로 된 검사를 못 해봤다. 그래서 풀배터리 검사(정서, 인지, 사고, 행동습관, 생활방식 등을 측정하는 종합 심리 검사)를 하기로 했다. 만 5세 에 지능검사를 한 번 했었고 그 뒤에 바인랜드 행동척도평가를 여러 번 했었는데 그것도 2년 전의 일이었다. 그 외에는 대학병원에서 지능검사를 했으나 20분 만에 종료됐기에 아이의 가능성보다 너무 낮은 점수가 나왔을 거라며 불신했다. 검사 결과를 받으러 가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룬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엔 익숙한 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병원 내에 센터가 있는 곳을 다니고 있어서 제대로 된 평가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예약을 한 것이다. 아이를 들여보내고 양육자가 수행해야 하는 검사지들을 적고 있는데 아이가 30분 만에 뛰쳐나왔다. 아, 검사 대실패인가 좌절하려는데 선생님이 들어오라고 하신다. 아이가 검사 책을 못 넘기게 해서 도와달라고 하셨다. 옆에서 관찰해보니 아이스크림을 당장 먹고 싶은데 뭔가를 수행해야 하는 것이 화가 났나 보다. 아이는 연신 선생님이 책장을 못 넘기게 막았다. 겨우겨우 말려서 뭔가 진행되는 듯 보였으나 반향어를 남발하거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숫자를 따라 해보라는 단순한 것들은 수행했으나 앞에서 본 것을 그림에서 찾아보라는 지시 등은 전혀 수행하지 못했다. 그렇게 검사가 종료됐다. 아직은 아이가 검사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 같다는 평가도 들었다. 아이의 검사시간보다 내가 설문지를 작성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렸다는 것이 나로서는 너무 슬펐다. 왜냐하면 남편과 내가 3년 동안 정말 많은 시간과 돈을 쏟아부으면서 아이에게 적극적으로 개입했었기 때문이다. 그 시간이 쓸모없었던 것일까.
   
집에 돌아오면서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이 됐다. 며칠 전 남편이 한숨을 쉬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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