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혁명

주제모름 · 리뷰는 멋대로 덕질은 정성스럽게
2024/04/16

 
<해왕성 로맨스(Neptune Frost)>(2021, 감독: 솔 윌리엄스/아니샤 우제이먼)
 
* 위 작품의 구체적인 장면과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2022년 5월에 완성한 글입니다. 


“이 많은 일들을 어떻게 다 담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는 솔 윌리엄스와 아니샤 우제이먼. 그들조차 ‘여러 번 보라’고 조언할 만큼(2021.11.04. GV [Film at Lincoln Center]) <해왕성 로맨스>는 ‘소화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중심’ 스토리나 인물만이 아니라 컷 하나하나와 코스튬, 소품, 가사의 문장, 인물의 이름 등 모든 디테일에 무게가 있고, 그 합은 ‘난해’할지언정 일관되고 조화롭다.
<Neptune Frost>(2021) 스틸.

아버지가 ‘테크놀로지’라는 단어를 좋아해 동생의 이름이 ‘테크노’가 되었다고 마탈루사는 말한다. 전쟁 이후 고향을 떠나거나 콜탄 광산에서 일해야 했던 형제는, ‘테크놀로지를 캔다’는 말을 듣고 남기로 했다. 테크노는 자신이 캔 콜탄으로 ‘통신’을 시도하고, 감독관은 “꿈도 꾸지 말라”며 그를 때려 죽인다. 본인들의 손을 거친 원료로 생산된 ‘테크놀로지’로부터 배제되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현실이 읽히는 전개다. 마탈루사는 그곳을 빠져나와 하염없이 걷다 초현실적인 꿈을 꾼 후,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꿈에서 그는 타인의 에너지와 연결되었는데, 그 타인은 넵튠, 초반에는 이름을 밝히지 않던 내레이터다.

‘소년’은 자신을 성추행하던 목사를 기절 시키고 도망쳤다. 챙겨 온 힐을 신고 뛰다 사고를 당했고, ‘다시 깨어남’과 동시에 육체의 모양이 바뀐다. 보이는 모습은 인터섹스intersex, 스스로 정의한 바로는 논 바이너리non-binary(“성별이 있거나 ‘소년’이었던 과거의 나”)로. 이후 만난 ‘이노센트’는 그를 취하게 만들어 제 집으로 데려가고, 아래쪽을 더듬다 기겁한다. 도망친 그는 마을을 거쳐 ‘세계’로 들어간다. 경계를 통과하며 ‘분장’이 바뀌고, 꿈에서 만났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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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제도 모르고 주제를 모르겠는 글과 그림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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