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03/29
결혼이라는 상자

가끔 우리 사회는 아주 커다란 상자 안에 존재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상자 속 윗면은 하늘로 칠해져 있고, 바닥은 흙과 포장도로로 되어있지요. 빌딩과 아파트가 즐비하고 산도 있고 사람들도 많으니 그게 상자인 줄 모르고 살아갑니다. 상자 속에서 살아가려니 상자만의 규칙이 있어야겠는데 그 규칙을 정한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살던 당시의 관습을 바탕으로 혹은 규칙을 정하는 사람들의 재산권이나 권력을 유지하거나 서로 싸우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졌겠죠. 

시간이 흐르면서 상자에 사는 사람들이 과거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데도 규칙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심지어 내가 살고 있는 것이 작은 상자에 불과하고 저 바다 너머에는 또 다른 상자들이 잔뜩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입니다. 상자의 뚜껑이 열리고 상자들 사이의 교류가 활발해져도 상자의 옆면이 너무 길고 높기 때문에 우리는 종종 상자 안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물리적인 형태의 상자를 국가에 빗대어 이야기했지만 결혼도 의식에 존재하는 상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문이 열려 있고 결혼 외에 가족을 구성하는 다양한 방법이 생기고 있는데도 우리는 결혼이란 상자 안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제도의 영속성 측면만 바라보게 되는 것 같아요. 한낱 사람이 만든 제도일 뿐인데 말입니다.


결혼과 동거는 과연 다를까

저는 2008년에 결혼을 했고 아직까지는 결혼을 유지하며 살고 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계속 유지하겠죠. 당시에는 많은 부부들이 결혼 후 바로 혼인신고를 하진 않았어요.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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