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가 끝났다는 증거, 이걸 확인해 보세요

실배
실배 · 매일 글쓰는 사람입니다.
2022/11/23
가을이 끝나간다. 길가 나무엔 우수수 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았다. 쌀쌀한 날씨에 절로 옷깃을 여민다. 이제 곧 추운 겨울이 찾아오겠지. 예측 불가한 세상 속에서도 계절만큼은 때가 되면 어김없이 옷을 갈아입는다.

요즘 계절만큼이나 첫째의 변화가 놀랍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빠, 수고했어"란 살가운 말도 건네고, 시간 되면 옆에 앉아 입에 침까지 튀기며 축구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봄날의 햇살처럼 생기 가득한 얼굴을 바라보며 예전에 좋아했던 영화 속 명장면이 떠올랐다. 검은 슈트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터미네이터가 경찰관에게 했던 말 'I'll be back' 최근엔 진로이즈백이 더 유명하지만.

드디어 길고 길었던 사춘기의 터널이 끝나고 다시 예전의 사랑스러운 아이로 돌아오는 것인가.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언제 다시 송곳 같은 말과 행동으로 마음속을 후벼팔지 모를 일이니까. 어디 '사춘기 종료' 설문지라도 있다면 해보겠지만 없으니 개별 테스트를 해보는 수밖에. 마침 아버지께서 주말에 할아버지 산소에 다녀오자고 했다. 추석 때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생각나셨는가 보다.
▲ 할아버지 산소 할아버지 산소에서 제 역할을 다 하는 늠름한 아들 ⓒ 신재호
첫째가 사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가장 하기 싫어하는 대표적인 일이 밖에 나가서 사람 만나는 일이었다. 더구나 게임 하기 가장 좋은 황금 같은 주말이었다.

"아들, 이번 주말에 할아버지가 산소 같이 가자는데 같이 갈래?"
"산소? 누가 같이 가는데?"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랑 동생이랑 다 같이."
"자리도 좁은데 다 갈 필요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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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5년째 매일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글을 통해 제 삶에는 큰변화가 생겼네요 그저 평범했던 하루가 글을 통해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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