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과 이강인 그리고 '호모 사케르'

김원장
김원장 인증된 계정 · 경제라고 쓰고보니 결국 사람이야기..
2024/03/20
로마시대 누군가 맹서를 어기거나 사회적 질서를 위반하면 ‘호모 사케르Homo Sacer’로 지정됐다. 시민권도 없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도 없는 계급. 그래서 설령 누군가 ‘호모 사케르’를 죽여도 처벌받지 않았다고 역사는 기록한다.     
 
2천년이 지나 우리 언론은 매일 누군가 죽일 사람을 찾는다. 누군가 좌표가 찍히면 이를 선정적으로 다루는 기사가 이어지고 화가 난 대중들이 그에게 돌을 던진다.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선배에게 대들었다는 22살의 축구 천재도 비슷하다. 이강인이 사과를 하고 대표팀에 발탁된 뒤에도 그를 향한 돌팔매질이 멈추질 않는다. 
 
이런 사건들은 전개의 매뉴얼이 있다. 세상을 떠난 이선균씨 사건때도 그랬다. 우리는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모른다. 누군가 의도가 있는 사람들이 사건의 일부를 파편처럼 누설한다. 그 파편 몇 개가 허술하게 조립되고 나면 이제 언론과 대중의 도를 넘는 비난이 시작된다. 그렇게 두달간 이선균씨 관련 기사가 1만 4천개가 생산됐다(경향신문 인용). 우리 사회가 그들을 ‘호모 사케르’로 지정한 것이다. 이제 자신을 변호할 권리는 해제되고 손이 묶인 사마리아여인처럼 날아오는 돌을 맞아야한다. 
  
이 과정에 특화된 비난전문가들이 있다. 과거 국회의원 한번 했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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