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 소동

똘이엄마
똘이엄마 · 글쓰기로 마음을 다스려보려합니다.
2023/12/03
초겨울의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12월 초, 한 동안 잘만 되던 보일러가
갑자기 고장이 나 버렸다.
생각해 보니 고장이 날 만도 한 것이 보일러가 오래 되어 너무 노후가 됐기에
어쩌면 탈이 났어도 진작 났어야 하는 일이지만
때이른 추위에 보일러 고장은 실내에서도 후드티와 두툼한 바지, 수면양말로
나를 꽁꽁 무장하게 만들었다.
잠 잘 때야 이불을 최대한 두껍게 깔고 덮고 자면 상관 없지만
문제는 설거지와 씻는 일이다.
집 안은 온통 냉골인데 차디찬 물로 머리를 감고 씻자니 보통 일이 아니었다.
꼭 극한 체험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머리가 깨져버릴 것 같은 고통도 한 몫하는 것 같고..
이렇게 며칠을 생활하다 보니, 훈훈하고 따스했던 공간이
뜨끈뜨끈한 물로 개운하게 씻는 일들이 새삼 감사한 일이었구나 싶은 깨달음과
자기 통찰 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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