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텔아비브(Tel Aviv)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강병융
강병융 인증된 계정 · 소설가, 교수
2024/03/27
저는 세상의 이런저런 이야기가 늘 궁금한, ‘류블랴나(Ljubljana)’라는 한적한 마을에서 비교적 외로운 채로 지내고 있지만, 거의 모든 시간이 온전히 평온함에 감사하며 사는 무명작가랍니다. 
 
어느 날, 텔아비브(Tel Aviv)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사진 출처: 이스라엘 소설가 Noa Suzanna MORAG]
2023년 10월 8일 일요일 새벽, 특별히 간절한 마음으로 텔아비브(Tel Aviv)에 사는 이스라엘 작가 친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 국제 창작프로그램(IWP)에서 만났지요. 아이오와 대학 캠퍼스 안, 베트남 식당에서 재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낄길거렸던, 작가들의 낭독회에 와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동네 아주머니를 귀엽다고 속닥 거렸던, 투명하게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하며, 무거운 슬픔과 어두운 걱정을 담아 문자 메시지를 썼습니다. 그리고, 젊은 이스라엘 작가의 호기심이 그득했던 영롱하고 초롱초롱 빛났던 눈을 떠올리며, 차분하고 신중하게 보내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아주 조심스럽게. 
제가 보냈던 메시지는 친구의 소소한 일상을 묻는 평범한 안부 문자가 아니었습니다. 친구가 ‘진정’ 살아 있는지 확인하는 생존과 직결된 메시지였지요. 다행스럽게도 5분 만에 장문의 답장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5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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