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되는 사람은 없다’는 명제의 공허함

JJW
JJW · 얼룩소를 떠났습니다
2023/02/26
[Review] 영화 ‘다음 소희’
오랜만에 얼룩소에 돌아오니, 이미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 있네요. 그래도 관점 하나를 더 보탠다는 마음으로 남겨봅니다.
영화 ‘다음 소희’ 스틸컷

인정하기 싫은 사람들이 많겠지만, 한국은 계급사회다. 혈통으로 계급을 세습하는 게 당연시된 사회다. 능력주의라는 말로 포장해 마치 자신이 노력해서 그 계급을 따낸 것처럼 말하지만, 그 계급을 따내기까지 온갖 반칙과 편법을 동원하면서도 그 앞에 당당하다고 말하는 뻔뻔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자기고백부터 시작하자. 대단한 금수저라고 말할 것까진 아니지만, 나는 청소년기를 부족함 없이 보냈다. 자영업자였던 아버지는 한때 가게를 4개 넘게 보유하고 있었고, 1기 신도시에 상가 건물까지 세워 보유하고 있었다. 덕분에 부자까진 아니었지만, 기숙형 사립 고등학교에 진학할 만큼 돈이 없어서 못한 건 없었다. 자연히 4년제 대학을 가는 것 이외에 다른 걸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대학에 다니며 가세가 기울었지만, 헌신적인 부모 덕에 나는 무사히 대학을 졸업했다. 그리고 박봉이나마 월급을 받으며 서울에서 화이트칼라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부모 세대보다 소득이 적어진다는 시대에 이 모든 건 부모가 만들어준 기반이 아니었으면 분명 불가능했으리라.

다행스럽게 부모를 잘 만난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사실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영화 ‘다음 소희’ 역시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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