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
김민준 · 글 쓰고 읽고 생각하는 20대
2023/03/2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 동안 여성가족부 폐지 문제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더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번 레이스 글에서는 크게 두 가지 쟁점에 대해 논해보고자 한다.

1. 이대남을 이해해야 한다는 명분은 합당한가

첫 번째 쟁점은 이대남에 대한 것이다. 흔히 여가부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대남의 찬성 비율을 정당한 근거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 여론조사들은 많지만 대체로 (20대) 남성의 폐지 찬성 비율이 높다는 결과를 전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이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라도 여가부 폐지에 더 손을 들어주는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재밌게도 이는 폐지에 찬성하는 쪽에서도 반대하는 쪽에서도 비슷하게 나오는 얘기라는 점이다.

특히 이대남이라는 집단의 행동적 특성을 분석한다면서 밈과 인터넷 커뮤니티 감성을 중요한 요소로 두는 주장들도 존재한다. 어찌 되었건 이러한 '이대남 이해하기 프로젝트'의 근간을 이루는 멘탈리티는 이렇게 요약될 수 있다 : (여가부 폐지나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 등) 특정 현상에 대해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고 그 자체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실 이건 반만 맞는 말이다. 정책이나 제도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은 사회적 문제의 경우 해당 현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어떠한 감정의 요인들을 분석하는 데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걸 이해하는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그런데 그건 오히려 가치판단을 유예한다는 미명하에 아무런 대책은 없고 팔짱만 끼고 분석할만한 흥미로운 현상인양 제삼자의 관점에서 논평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이대남의 행동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 이전에 그 기저를 이해해야 한다는 글의 세계관은 대부분 이대남과 이대녀를 대립하는 플레이어로 설정하고, 자신은 그것을 논평하는 구경꾼의 입장을 취한다는 것이다. 논평하는 구경꾼에게 이대남-이대녀 대립 구도의 실재 여부 혹은 여성가족부 폐지의 적절성 여부는 오히려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된다. 오히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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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씁니다. 청년정책 및 거버넌스 관련해서 활동하는 활동가이기도 하고요, 정당에도 몸담고 있는 중이에요. instagram @minjun7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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