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도 인권위도 인정했는데… ‘사과’받지 못한 2000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수상한 시절 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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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9
“이러고 있다 보니까 인생에 미래가 없어요. 그게 제일 답답하고 힘들어요. 마음의 병이죠. 몸에 칼질을 한 게 아니라 마음이 찢어진 건데, 이걸 ‘한’이라고 하잖아요. 한은 풀어야 하는데, 근본적인 걸 해결 안 하고 다른 걸 아무리 한다고 100% 풀 수 있겠어요?”

최홍범(50, 남)은 2년 3개월째 경기 포천시의 한 ‘캠핑장’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그가 이곳을 벗어나는 것은 한두 달에 한 번, 고양시에 있는 병원으로 ‘약’을 타러 갈 때뿐이다. 그가 종일 지내는 텐트 안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약 봉투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운전원으로 일했던 그는, 2017년 소장의 관용차 사적 사용을 폭로한 공익신고자다. 감사 결과 소장의 비위는 사실로 확인됐지만, 징계는 ‘감봉 1개월’뿐이었다. 반대로 최홍범에게는 업무배제와 개인사찰, 징계 시도가 돌아왔다.

새 소장 취임에 기대를 걸었지만, 업무배제는 계속됐다. 운전대를 잡지 못하는 운전원. 종일 책상 앞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날이 길어졌다. 자존감은 무너졌고 모멸감이 쌓여갔다. 2018년 10월 “중증의 우울에피소드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다.(관련기사 : <공익신고 이후 5년… 나는 ‘캠핑장’에 갇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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