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도시의 풍경 3]전통없는 전통시장

소요 ·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 연구소
2024/02/08
나는 시장통에서 자랐다. 그래서 시장을 좋아하기도 하고 싫어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것은 내 유년의 아련한 추억이 머무는 장소이기 때문이고, 싫어하는 이유는 못 살던 시절 창피하고 부끄러운 기억의 저장소이기 때문에 그렇다. 아무튼 시장은 내 출신 성분 같은 거고, 양가 감정 모두 있지만, 내 동년배에 비해 전통시장에 대해서 우호적인 편이다.

오늘 5일장(3일, 8일-오늘은 2월 8일)이 서는 제천역전한마음 시장에 나가 보았다. 설을 앞두고 열린 시장이라 볼거리든 먹을거리든 뭐가 좀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현금을 챙겨서 갔다. 전통 시장 또는 재래시장 하면 들을 수 있는 템포 빠른 트로트 노래가 시끄럽게 거리를 채웠다. (솔직히 흥겹다기보다 시끄럽다) 명절을 앞두고 있는 만큼 사람들도 없진 않았다. (근데 뭘 많이 사는 것 같지는 않다) 빠르게 한바퀴 돌아 보았는데, 뭔가 부족하고 허전했다.

보통 사람들은 전통시장 또는 재래시장하면 투박하지만 물건이 싸고, 정이 넘치는 곳으로 생각한다. 지역에서 생산된 물건이라면,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에누리와 덤 같은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관광객들은 그 지역에서만 살 수 있는 특산품이나 먹거리를 사는 재미로 시장을 찾기도 한다. 그런데 제천역전한마음 시장은 모든 면에서 부족했다. 뭔가 물어보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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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씁니다. 죽을 거 같아서 쓰고, 살기 위해 씁니다. 예전엔 딸을, 지금은 엄마를 돌봅니다.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을 연구합니다. 잘 사는 기술과 잘 죽는 기술을 개발하고, 어쩌다 지방소멸도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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