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인정하고 노력하는 것이 기만하는 것보다 세련됐다: 정아은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리뷰>

정민경
정민경 · 잡문 쓰는 사람.
2024/05/02
1. 육아휴직 중 기사가 아닌 에세이를 써보면서, 깨달은 것이 몇 가지 있다.

나는 지금까지 기사를 쓰면서 먹고살았는데, 이 일이 '글로 먹고산다는 것'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분명하지만 내 생각을 담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인지는 모호했다. 

물론 내가 속한 매체의 특성상 속보를 쓰거나 현장 1보를 쓰거나 보도자료를 받아쓰는 기사를 거의 쓰지 않고, 기사를 발제할 때도 기자의 재량이 큰 곳이긴하다. 그렇기에 '내 기사'는 어느 정도 '나의 글'이기도 했다.

그러나 기사의 특성상 '지금 당장 이슈인 사안'이어야 하며, 아무리 내 생각이 강하게 있는 이슈라 할지라도 남의 말을 빌려 써야 하는 '형식'이라는 게 존재했다. 가끔 기자들이 기자들의 생각을 담은 기자수첩을 쓰긴 하지만 그런 글을 쓰는 날은 그렇지 않은 글을 쓰는 날에 비해 매우 드물다. 또한 가끔은 내 생각을 밝히고 싶지않은 사안에 대해 생각을 밝혀야함으로 기자수첩의 경우도 달갑지 않은 경우가 있다.

나는 일상을 살면서 떠오른 생각이나 읽은 책에서 얻은 새로운 정보와 생각을 정리하는 글쓰기를 하고 싶었다. 역시 이런 글은 돈이 되기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2. 육아휴직동안 자유롭게, 돈이 안 되는 글을 쓰면서 깨달은 것을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돈이 되는 글의 형식은 정해져 있다. 기사라든가 시나리오라든가.
  •  돈이 되는 글의 형식이 아닌, 예를 들어 에세이가 돈이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나 자신이 유명인사라든가 (양희은이나 손웅정처럼), 전문적인 영역을 건드린다던가 (뇌과학이라든가 의학, 미술사, 건축 등.. 이런 부분은 기사와 비슷한 조건임), 남들이 관심을 가질 만큼 굴곡진 인생을 살았든가, 혹은 진짜 끝내주는 문장가이든가.             

이것을 깨달으니 그냥 꾸준히 기록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에세이로 먹고살 길...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본업은 콘텐츠 이야기 쓰는 기자. 휴직 중 에세이를 쓰고 있다. 무언갈 읽고 있는 상태가 가장 편안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왜 좋아하는지 잘 쓰는 사람이고 싶다. 이메일 mink@mediatoday.co.kr
59
팔로워 87
팔로잉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