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누구나 한 때, 누군가의 ‘빠’였다 2

Rooney Kim
Rooney Kim · 글쓰는 마케터
2023/09/14

그녀의 빠반한 여정

그녀(와이프)는 어린 시절부터 춤을 곧잘 췄다고 한다. 유치원에서도 재롱잔치를 하면 항상 센터에서 춤을 췄고 잘 못 추는 아이가 있으면 얼른 가서 춤동작을 알려줬으며 나가기 싫어 우물쭈물 대는 친구가 있으면 또 얼른 달려가서 다그친 뒤 무대로 올려 보내는 댄서팀 수장과 같은 면모를 그 시절부터 보였다고 한다.

듣자 하니, 이후 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에 가서도 축체나 행사 등에서 춤을 췄고 그 무리에서는 항상 춤을 가장 잘 추는 아이였다고 한다. 오죽하면 선생님도 안무를 잘 외우는 친구보다 그녀에게 더 의지했다고 했을까.

한 때 댄서가 꿈이었던 그녀는 당연하게도 집안의 반대에 부딪혔고 자상하고 엄격한 부모님의 뜻에 저항할 생각이 없었던지라 자연스럽게 그 꿈을 접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댄스에 대한 관심과 갈망이 사라졌을까.

입문 과정

대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자아를 인식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말하는 자아라 함은 곧 ‘취향’과 ‘관심사’다. 즉, 좋아하는 물건, 음식, 장소가 생기면서 자기만의 세상을 구축하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그녀 역시 그즈음부터였다고 한다. R.ef와 터보(김종국)를 좋아하면서 댄스와 가요에 눈을 떴고 이후에도 장기자랑에서는 룰라, DJ DOC 춤을 따라 하며 댄싱의 희열을 조금 맛보았다고 했다.

1막 HOT

1996년, 대한민국에 또 다른 거대한 팬덤이 일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2년 대한민국의 가요계와 문화에 큰 충격을 주며 등장해 완전히 새로운 판을 만들었다면, 공교롭게도 그들이 은퇴를 하던 해에 ‘현대 K-POP 아이돌’의 프로토타입이자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H.O.T가 데뷔한 것이다.

‘전사의 후예’는 남자들이 보기에도 굉장했다. 강렬한 춤사위와 비판적인 노랫말은 당시에도 횡행했던 학교 폭력의 고통을 잘 끄집어냈고, 어둠의 마력을 입은 다섯 아이가 마치 주술 부리듯 뱉어내는 가사와 발성 그리고 이를 잘 표현해 낸 댄싱은 당시 10대 남녀 모두를 홀릴 정도였다.

따라서 그녀 또한 열광했다. 그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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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작가 • 스타트업과 직장 생활 • 대중문화 • 영감과 깨달음 웹소설, 에세이 그리고 아이유 연대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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