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현우
천현우 인증된 계정 · 휴먼 계정입니다.
2022/03/01
제가 꽤 험한 일 오래 했고, 크고 작은 산재를 직접 겪었으며, 타인이 끔찍한 산재를 당하는 걸 직접 보기도 했습니다만. 정작 산재라는 소재를 많이 다루지 않았습니다. 기존 언론에서 다루는 산재 문제와 노동자로서 느끼는 문제의식이 어긋나 있다는 느낌이었거든요. 물론 일하다 다치거나 죽는 거. 굉장히 가슴 아픈 일 맞죠. 산재율, 산재 은폐율 높은 것도 맞아요. 기업이 안전에 돈 안 쓰고 사람 목숨 파리처럼 여기는 것도 맞습니다. 기업을 엄하게 처벌하자, 안전 인력과 교육을 확충하자. 다 옳은 방향입니다. 근데 정작 중요한 걸 빼먹었다는 생각이 늘 들곤 했습니다. 그게 무엇일까 고민하다 문득. ‘노동자 개개인은 과연 안전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란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지금의 산재담론, 산재정책은 이를테면 보다 튼튼한 방패를 담금질하는 과정입니다. 튼튼한 방패를 만들어야 산재라는 화살을 많이 막아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진 문제가 없죠. 근데 사용자가 방패를 들지 않으면 화살에 꿰뚫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정도로만 말하면 “그럼 산재가 노동자 책임이라는 거냐.”라는 반론이 올지 모르겠습니다. 실제로 산재의 원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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