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 돈을 벌겠다는 욕망에 대한 노트

알벗
알벗 인증된 계정 · 함께 알아가는 친구, '알벗'입니다
2023/04/20
최근 ‘글로 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이 이 사회의 어떤 지점에서 폭발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콘텐츠를 수익화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수 생겨나고 있습니다. 픽션, 논픽션, 시사, 지식, 교양 등 기존에는 디지털 구독의 형태로 시장에 나오지 않았던 글이고, 책이 아닌 미드폼(신문 기사보다 길고, 책보다 짧은, 약 3천 ~ 1만 자 정도의 글. 자의적 정의) 콘텐츠가 주인공이죠.

‘글 써서 1억 벌기’ 같은 콘텐츠나 전자책이 눈에 띕니다. ‘콘텐츠로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결심을 한 필자들의 손에 가장 쉽게 잡히는 글감은 ‘글 써서 돈 벌기’인 것이죠. 게다가 저작권에 대한 인식도 ‘작가’로서의 자존심과 태도도 성숙하지 못한 사회인지 필자로서 전문성과 실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불안한 사람들이 ‘가져다 내 글이라고 주장하는’ 사태도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유튜브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있었다고 알고 있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선 플랫폼 차원에서 저작권 관련해 콘텐츠 관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멀쩡히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누군가의 영상을 가져다가 숏폼으로 쪼개서 내 계정에 퍼 나르고 수익을 챙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아무도 막지 못하고 ‘안 하면 바보’라는 분위기라는 업계 전문가의 얘기도 들었습니다.

계정에 구독자를 확보하면 광고 수익이 막대하고, 회사에서 어렵게 일하지 않아도 되며, 유료 구독에 비해 광고형 콘텐츠는 단시간에 주의를 끌고 재미있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일확천금의 욕망’이 쉽게 끼어드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플랫폼 알고리즘을 해킹하고, 요즘 잘 나가는 콘텐츠를 분석해서 공식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성공한 사람의 자리에 앉은 이들도 상당수 보이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에 ‘일확천금의 욕망’이 끼어드는 이 사태에 대한 저만의 가설이 있습니다. 블로그에서 낮은 질의 콘텐츠를 양산하고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은 ‘나쁜 습관’이 글쓰기를 일종의 자판기로 보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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