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바람이 불 때면 생각난다

백세준
백세준 · 사회복지 연구활동가
2024/04/04
대학교 강의실 창가에 앉아 교수님의 열정적인 목소리를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며 창밖을 쳐다봤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따뜻한 바람이 불 때마다 꽃비가 되어 내렸다. 각양각색의 과 점퍼를 입은 대학생들은 꽃비를 맞으며 서로 사진을 찍어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찍어주는 사람이나 찍히는 사람이나 모두 웃음꽃이었다.

그러니까 그때가 바로 10년 전인 2014년 4월 16일이었다. 1교시 수업은 언제나 잠이 덜 깬 채로 듣곤 했는데, 그날은 옆자리에 앉은 친구가 보여준 뉴스 속보를 보고 잠이 싹 달아났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큰 배가 기울어졌다니. 그 다음은 안도였다. 기울어진 배를 화면을 통해 생생하게 보고 있으니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 얼마 후 배에 탄 사람들을 모두 구조했다고 했다. 승선 인원의 대부분은 고등학생들이었다. 따뜻한 날 수학여행을 가던 길이었다.
클립아트코리아

나는 잠이 달아나 얼마간 수업에 집중할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다시 뉴스를 확인했는데 '오보'였다. 그러니 잘못 정보를 전달했다는 것인데, 그럼 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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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 박사과정. 이전에 축구를 하다 그만두었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아들이 좀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복지정책을 공부하고 연구합니다. 논문, 연구보고서 등을 작성하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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