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프라이탁을 사지 않는 이유

이소연
이소연 인증된 계정 ·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 저자
2023/12/16
5년째 옷을 사지 않고 있는 나는 좀처럼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지 않는다. 들어가면 온통 사고 싶은 것 투성이일걸 잘 알고 있기에 애초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 알림톡, 이메일, 유튜브 영상 그리고 출퇴근할 때마다 마주치는 대형 전광판까지, 온 세상이 어찌나 세일, 세일, 또 세일을 외치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어떤 브랜드의 어떤 제품이 할인하고 있는지 금방 알게 된다. 

11월,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가 지나고 12월, 크리스마스, 연말, 새해까지 온 세상이 우리에게 '여러분, 이거 꼭 사세요!'라고 외치고 있다. 
세일 절규에 가깝다
JW PEI는 비건레더를 사용한다고 해서 뉴스레터를 구독해 두었는데, 블랙프라이데이 세일을 6시간, 3시간, 1시간 카운트까지 외치며 구매를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 이제는 '다른 금요일이 되어야 한다'며 셧다운을 외친 회사가 있다. 바로 프라이탁 Freitag이다. 


블랙프라이데이, 판매를 중단합니다
Freitag 홈페이지

프라이탁은 블랙프라이데이 당일, 전 세계 스토어에서 24시간 동안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대신 가방을 무료로 대여할 수 있게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매장에 준비된 30여 종의 프라이탁 가방 중 하나를 골라 2주 동안 사용한 후 12월 8일까지 반납하면 된다. 가방은 1인당 하나씩 대여할 수 있다. 물건을 소유하는 대신 빌리는 경험을 시작해 보자는 제안이었다. 

Freitag 홈페이지
프라이탁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회사 동료가 아주 투박하고 낡아 보이는 가방들의 여러 모델을 보여주며 어떤 걸 살지 고민이라고 밝혀왔을 때였다. 가방끈은 안전벨트였고, 가방 겉감은 어떤 공장에서 본 듯한 낡은 방수천이었다. 육중한 무게, 값비싼 가격도 인상적이었다. 과거에는 비 오는 날에도 자전거를 타야 하는 우편배달부에게 큰 인기를 끌었는데, 3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는 기후위기를 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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