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희망사항으로 남았지만 : ‘물건이 아니다’

JJW
JJW · 얼룩소를 떠났습니다
2023/05/01
[Review] 물건이 아니다 : 동물과 사람이 다르다는 당신에게(박주연, 글항아리)

글쓴이 촬영

대학에 진학한지 단 1년만에 나는 문학적 재능이 없음을 깨달았다. 잔인한 현실을 받아들이기까지 많은 방황을 해야 했지만, 어쨌든 현실을 받아들인 뒤에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해야만 했다. 고민 끝에 선정한 몇 가지 미래 직업 중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꼽혔던 것은 변호사였다. 글을 쓰면서도 감정보다는 하드보일드한 문체를 더 선호한 까닭에 성향은 나랑 더 잘 맞는 듯했다.

문제는 공부머리였다. 현대사회의 법 체계는 매우 복잡했고, 이해관계를 놓고 치열하게 싸우는 전장 한복판에 사는 사람들은 법조항을 달달 외는 것뿐 아니라 법조항의 취지와 실제 적용을 놓고 해석 싸움까지 해야만 했다. 로스쿨 진학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비싼 돈을 들여서 이 자격증을 성공적으로 따낼 수 있을까? 그럴 재능이 있을까? 나도 ‘고시 낭인’에 이어 ‘변시 낭인’이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부터 엄습해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그만큼 내게 변호사라는 직업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이자 선망이었다. 취재 업무를 하면서 만나고 자문을 구하던 변호사들에게 공감한 지점이 있었다면, 아마 그것은 동경에서 나온 마음이었으리라.

사실 동물보호에 관심이 많은 일반 시민들이 보기에는 변호사들이 하는 말들이 다소 답답해보였을 수 있다. 왜 생명을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약한 처벌이 내려지거나, 아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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