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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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oazim 인증된 계정 · 아줌마, 의사, 연구자
2024/04/01
2024.2.28 

안녕하세요? big5 병원의 종양내과에서 일하는 전문의입니다. 오늘은 주사실은 잠잠한데 병동진료가 어렵네요. 환자 한 분이 장파열이 생겨서 응급수술을 했습니다. 혈액검사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사실 지금이 오후 8시이니 당직에게 맡기고 가도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걱정이 되니 여기까지만 보고 혈액검사에 맞추어 수액오더를 추가로 내고 가려고 합니다. 응급수술을 바로 잡아서 재빠르게 조치해준 외과 선생님, 혈액검사가 엉망인 환자인데도 군말없이 받아주시고 무사히 수술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마취과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수술을 보내기 위해 해야 하는 검사인 동맥혈검사를 자그마치 24년만에 해보았습니다 2001년 인턴때 한게 마지막인데.. 이정도야 그래도 하는데 더 어려운 술기는 어찌할지 걱정이 되네요.
수술을 하는 동안 혈압이 떨어져 승압제를 달았다는 연락을 받고 가슴이 철렁하였습니다. 그래도 오후에는 제가 외래진료가 없어서 계속 상황을 보며 처리할 수 있었다는 것도 너무 다행입니다. 수술을 해도 앞으로의 치료가 산 넘어 산이고 얼마나 회복될 지도 장담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입원진료를 하는 의사로서의 일이 그렇습니다. 그냥 하루 하루 넘기는 것이 목적인 나날이지요.
오늘까지는 전공의가 당직을 서 주는 날입니다. 내일 새벽 6시면 우리병원의 내과에서는 모든 전공의가 사라집니다. 진정한 공포의 날이 시작되는 거죠. 그래도 그동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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