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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쓰레기인가요, 재활용 자원인가요?

홍수열
홍수열 인증된 계정 · 쓰레기, 제로웨이스트, 순환경제
2023/12/13
alookso 유두호


"즉석밥 용기는 재활용이 안된다던데 사실인가요?"
"국물 자국이 밴 플라스틱 용기는 어떻게 버려야 하나요?"
"비닐을 딱지접기해서 버려도 되나요?"

유튜브 채널 <서울환경연합> '도와줘요 쓰레기박사!' 코너에 올라온 질문들입니다. 사소하지만 답을 찾기 어려웠던 질문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구소 소장이 속 시원하게 답변해 주는데요. 쓰레기 문제라면 무엇이든 대답해줘서 일명 '쓰레기 박사'라고도 불립니다. 

환경에 꽤나 관심이 많다고 자부(?)하는 에디터 D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걱정합니다. 매주 재활용을 하는 날이면 열심히 분리수거를 하는데요. 페트병에 달린 라벨은 떼고, 깨끗이 세척해 내놓고, 캔과 종이, 플라스틱과 비닐을 각각 따로 모아 버립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렇게 분리수거한 플라스틱은 정말로 '재활용' 되고 있을까요?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의무에서 '자율'이 되고, 일회용품 단속이 유예되는 등 정부의 환경 정책은 거꾸로 가는 현실에서, 재활용은 제대로 되고 있는 걸까요? 


🎤 사실 플라스틱 폐기물 통계는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일단 플라스틱 쓰레기가 얼마나 발생했는지에 대한 통계부터 논란인데요. 정부에서 발표한 공식적 통계와 국내 소비량이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재활용률 통계도 논란이 있어요.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의 재활용률은 70%인데요. 이 재활용률은 플라스틱을 태워서 에너지로 이용한 양까지 모두 재활용으로 집계한 것이예요.

🧐 플라스틱을 태우는 것도 재활용으로 집계한다고요?

🎤 맞아요. 우리나라에서는 플라스틱을 태워 에너지로 사용하는 것을 '열적 재활용'으로 취급해 재활용으로 취급하고 있어요. 기준이 엄격한 유럽이나 국제 기구에서는 이걸 재활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요. 
 
🧐 그렇다면 플라스틱 소각을 제외하고 진짜 '재활용'하는 비율은 얼마나 되나요?

🎤 제가 추정한 결과로 드릴께요. 2020년 기준으로 재활용 시설 반입량 기준으로 물질 재활용된 양은 약 260만 톤으로 27% 정도로 산정됩니다. 참고로 그린피스가 충남대 장용철 환경공학과 교수에게 의뢰해서 에너지 회수를 제외한 물질 재활용양을 추정한 자료에서도 2017년 기준 23%, 2021년 기준 27%라고 해요.  

 

🧐 재활용되는 플라스틱 비율이 생각보다 적네요. 플라스틱 재활용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 한 마디로 말하면 플라스틱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같은 재질의 플라스틱끼리 모아서 파쇄하고 세척한 뒤 녹여서 재생원료로 만든 뒤 다시 사용하는데요. 같은 재질이라 하더라도 형태가 비슷해야 해요. 비닐 형태나 스티로폼처럼 안에 공기가 들어 있는 발포 형태, 딱딱한 형태 등 형태가 다르면 파쇄 공정이 달라져야 하기 때문이죠. 
 
🧐 그러고 보니 분리수거할 때 투명한 페트병은 따로 모으고 있어요.

🎤 올해부터 투명 페트를 분리배출하는 것이 의무화 되었죠. 투명한 페트는 주로 물병에서 많이 볼 수 있는만큼, 재질과 형태가 비슷한 것은 물론 색깔과 용도도 비슷하죠. 그렇기 때문에 재활용할 때에도 고품질의 재생원료로 만들 수 있습니다. 고품질의 재생원료는 다시 페트병이 되거나 폴리에스터 섬유로 쓰여 옷으로 재활용되기도 합니다.

🧐 플라스틱을 잘 선별하기만 한다면 100% 재활용할 수 있나요?

🎤 아쉽게도 선별이 끝이 아니에요. 재활용을 하기 위해서는 폐기물에 묻어 있는 오염물질을 제거해야 합니다. 살충제나 화학 물질을 담았던 플라스틱 용기라면 내용물이 잔류할 경우 독성물질이 남아 있을 수도 있고요. 여러 쓰레기가 배출되는 과정에서 깨끗했던 플라스틱도 오염되기도 하죠. 오염을 제거하기 위해 세척공정을 거치기는 합니다만 세척 공정을 반복할수록 비용이 올라갑니다. 

🧐 플라스틱에 묻은 독성 물질이 문제가 될 수도 있겠네요?

🎤 플라스틱 폐기물에는 각종 첨가제로 사용되는 독성이 있는 물질(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브롬화 난연제, 과불화 화합물 등)과 화학 물질을 담았던 용기에 잔류한 화학물, 그 외에 의도치 않게 첨가된 물질이나 합성되는 부산물이 있습니다. 재활용을 하기 위해 만든 재생 원료에도 화학물질이 잔류할 수 있고, 또 여러 번 재활용을 하게 되면 독성물질이 농축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요.
 
🧐 안전한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 가장 좋은 방법은 보증금 체계가 확대되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거점으로 반환을 하도록 하면 음료 용기나 화장품 용기 등을 따로 모을 수 있게 되겠죠. 살충제나 화학물질 용기도 선별단계에서 따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 개인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 외에 정부나 기업에서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요?

🎤 일회용 페트병 사용을 줄이려면 일정비율 이상 재사용 용기를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규제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기업들이 소주병처럼 보증금을 부과한 유리병을 도입해서 재사용을 하겠죠. 일회용 페트병을 사용할 경우에는 일정비율 이상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해서 비싸더라도 재생원료를 일정량 이상은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해야 합니다. EU에서 재사용 의무비율 설정이나 재생원료 사용의무 규제가 도입되고 있죠. 

홍수열 소장과의 인터뷰는 여기서 마무리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얼룩커 여러분들의 차례입니다. 

"플라스틱을 녹여서 사용하면 최대 몇 번까지 재활용할 수 있을까?"
"플라스틱 재생원료로 만든 옷은 친환경적인가?"
"재활용 된 플라스틱에서 독성 물질이 검출된 사례도 있나?"
등등

인터뷰를 읽으며 궁금한 것이 떠올랐나요? 평소에 플라스틱 분리수거를 하다가 헷갈리거나 의심스러웠던 것이 있었나요? 플라스틱 외에도 다른 쓰레기 문제가 궁금하시다고요? 쓰레기 문제의 해결 방안이나 격렬한 토론거리도 좋습니다. 댓글로 질문을 남겨 주세요. 


2023년 12월 13일부터 12월 15일(금요일) 23시 59분까지,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구소 소장이 직접 답해 드립니다.    
3명의 질문자를 선정해 얼룩소 포인트 5,000원을 드려요. 
질문 선정자 발표 = 12월 14일~12월 16일 매일 오전 9시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으로 활동(2001~2012) 현재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이며 서울환경운동연합 쓰레기 위원회 위원장 서울환경운동연합과 함께 도와줘요 쓰레기박사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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