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번 하기가 왜 이렇게 힘들까요

김원국
김원국 · 친해지고싶지만마음을열고싶진않습니다.
2021/10/26
 어렸을 때 할머니 손잡고 유치원 다니던 시절에 맨 처음 배운 것 중 하나가 사과하는 거였습니다. 누구를 아프게 하면 사과하는 거고, 잘못하면 바로 사과하는 게 예절이라고 배웠지요. 그땐 몰랐어요. 사실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방법으로 사과하는 게 대단히 어려운 거라는 걸요.

 첫 번째 문제는 그겁니다. 교통사고의 대부분이 쌍방일 수 밖에 없는 것처럼, 어떤 행동과 트러블에도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거죠. 100%, 1000% 순수한 내 잘못이라 여겨지는 경우는 별로 없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누가 더 잘못했나를 따지고 듭니다. 그러는 동안 과열되는 분노와 머리굴림 속에서 이미 스스로를 반성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는 휘발되고 말죠. 길을 걷다 서로 어깨를 부딪칠 때가 있잖아요. 그냥 즉각적으로 "죄송합니다" 인사하면 돼요. 타인의 큰 잘못보다 자신의 작은 잘못을 유의하는 게 보다 성숙한 태도겠지요.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도 "저 사람이 핸드폰만 보고 걸어왔잖아?!" "저 사람 부주의 아니야?" "덩치 큰 사람이 조심해야지" 이런 식으로 머리가 돌아가고 결국은 서로 사과 없이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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