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만과 기만의 대결, 명분과 본질의 괴리

JJW
JJW · 얼룩소를 떠났습니다
2023/06/18
누구도 관심 없는 ‘사교육비 절감’이라는 허상에 대하여

“변별력은 갖추되 학교 수업만 열심히 따라가면 문제를 풀 수 있도록 출제하고, 학교 수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은 출제에서 배제하라.”

지난 15일 이주호 장관이 전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이거였다.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디자인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야근은 없지만 업무량은 남들보다 많아야지.”

대통령실과 교육부는 이후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정정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교과과정 밖의 문제는 출제하지 말라는 말일 뿐, 수능 난이도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 없다’는 취지의 해명인데 사실상 말장난이다. 우리가 이미 다 겪어서 알고 있듯, 최초에 전해진 대통령의 논란성 발언과 참모진이 해명이랍시고 내놓는 말에는 사실 차이가 없다.

대통령이 주로 지목한 부분은 비문학 지문이 교과과정 밖에서 나온 배경지식을 요구하는 부분으로 보이는데, 사실 이건 수능 국어영역의 목적이 독해력을 확인하는 면에서 애매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16일 오후 장상윤 교육부 차관 역시 교육부 출입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특정한 문제나 지문이 교육과정 외다, 아니다라고 단정적으로 판정내리기 어려울 것 같다. 중요한 지점은 학교 교육과정에서 충분히 교육받을 수 있었던 범위라고 이해하고 있다."

언스플래시


수능은 ‘이렇게 낸다’고 다 공표한 뒤 치르는 시험이다. 게다가 그 역사 또한 1994년부터 시행돼 이미 30번째(1회 수능은 2번 치렀으니 정확히는 31회) 시험문제가 출제됐을 정도로 깊다. 이미 기출문제가 30회, 1년에 2번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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