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아에오(6)] 센터의 긍정적 평가, 수업을 다시 세팅하다.

케이크여왕
케이크여왕 · 평범함을 꿈꾸는 엄마
2024/03/21
Image by Bianca Van Dijk from Pixabay
활동 보조 선생님이 일주일간 겨울 휴가를 가셨다. 방학 때마다 일주일씩 휴가를 가시면 내가 센터를 돌면서 오랜만에 대면 상담에 나선다. 대면 상담은 전화 상담보다 확실히 효과가 크다.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진학을 앞두고 있어서 시간표가 대폭 변동되기 때문에 센터 수업 시간도 조정할 겸 해서 잘됐다 싶었다. ‘이번 주는 상담주간이야’라고 나 혼자 정해놓고 순회를 시작했다. 월요일 오후, 커피 우유 하나를 들고 대기실에 앉아 처음 보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실장님이 잠깐 얘기를 하자고 하신다. ABA 치료 종료 이후에 내가 수업을 어떻게 변경할지 고민한다기에 부르셨다고 했다. 실장님은 집단 놀이 치료에 함께 하고 계시는데 1년간 아이를 지켜본 결과를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고 하셨다. 
   
“병원에 가면 자폐냐 지적이냐를 보고 진단을 내릴 거예요. 지적은 확실히 아니에요. 학습 능력이 뛰어나요. 친구가 뭘 하는 걸 보면 그 자리에서 바로 따라 하거든요. 도미노를 가지고 놀면 그걸 보고 자기도 바로 그 놀잇감으로 놀죠. 그럼 자폐냐. 저는 자폐도 아닌 것 같아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리 아이가 자폐 스펙트럼 어딘가에 머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라니까 말이다. 그럼 우리 아이는 뭘까?
   
“자폐의 특징 중 하나가 사회성 결여죠. 그런데 이 아이는 친구와 놀고 싶어 해요. 문제는요. 말로 표현이 잘 안 되니까, 성질을 부리는 건데요. 다른 사람이 보면 성질부리는 것만 보일 테지만 저는 장난감 자동차를 보는 장면을 발견했어요. 그러니까, 이 아이는 바로 앞에 자동차를 같이 가지고 놀고 싶은데 그것이 표현이 안 되니까, 성질내고는 자기는 집에 간다고 문 앞에 서 있어요. 그래서 한 번은 그냥 내버려 둬 봤어요. 그랬더니 문 열고 나가질 않더라고요. 그다음에 질문했어요. 뭐 하고 싶으냐고요. 이것저것 묻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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