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생크탈출 ㅣ 정직한 사람에게는 소리가 난다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4/04/21
리마스터링 재개봉 결정
 

정직한 사람이라면 걸어갈 때 발소리가 나는 법이다. 그러나 고양이는 대지 위를 살금살금 돌아다닌다. 보라, 달이 고양이처럼 다가온다. 정직하지 못하게스리. -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中, 프리드리히
 
 
  
속초 미라지 모텔 달방'에서 1년을 살았다. 원래는 지붕 낮고 마당 넓은 집을 찾기 전까지 잠시 머무를 요량이었다. 텃밭은 아니더라도 작은 터앝 하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전에 살던 집 전세금이 집주인 사정과 묶여서 재판에 걸리는 바람에 집을 얻을 수도 없는 노릇이 되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모텔 달방'에서 살았다. " 달방 " 이란 모텔에서 先월세'를 달마다 미리 지불하는 형식이었다. 이곳은 주로 장기 투숙자들이 묵었다. " 달방 " 이라고 하니 이름은 꽤나 낭만적이고 근사했지만 사실 달방 세입자들은 대부분 유흥업소 여성들이나 그녀들이 매춘을 해서  번 돈을 갈취하는 기둥서방들 그리고 떠돌이 노역자가 대부분이었다. 나 또한 밑바닥 인생'이었다. 대포항 방파제 공사현장에서 틈틈이 일을 했고 극장 영업이 끝나면 카페트나 의자를 소독하고 청소하는 일을 했다. 제임스 조이스나 프르스트 같은 위대한 작품을 쓰리라던 욕심과는 반대로 나는 날마다 술을 마셨다. 
 
달방은 감방'이었다. " 둘러보아 사방 네 벽 감방에서 /  갖고 놀 만한 것이라고는 네 자지말고 없다는 것을 ( 시 독거수 부분 / 김남주 作 ) " 깨닫게 되었다. 비가 오거나 일이 없을 때에는  아침 9시에 도서관에 갔다. 그때 도서관에서 읽은 책이 바로 < 리타 헤어워드와 쇼생크 탈출 > 이었다. 영화로는 이미 숱하게 보았지만 원작을 읽는 것은 처음이었다. 첫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모건 프리먼의 목소리가 생각났다. 중편 분량이었기에 그 자리에서 두 번 읽었다. 그리고 나서 시청각실'에 가서 < 쇼생크탈출 > 을 신청해서 보았다. 우울할 때마다 이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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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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