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국어캘리그라퍼입니다

엘리 · 중국어캘리그라퍼입니다
2023/05/15
누군가 내게 ‘직업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중국어캘리그라퍼예요'라고 답한다. 상대방은 다시 되묻는다. ‘뭐요? 무슨 캘리그라퍼요?’ 난 다시 또박또박 대답한다. ‘중국어캘리그라퍼요!’ 

여전히 중국어캘리그라퍼는 낯선 직업이다. 당연히 중국어캘리그라피 또한 모르는 사람이 많다. 네이버 인물 등록을 할 때 ‘중국어캘리그라퍼’라고 신청했지만 ‘캘리그라퍼’로 통일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중국어캘리그라피 수업 제안서를 내보고 중국어캘리그라피 책을 투고해봤지만 역시나 퇴짜다. 사람도 중국어캘리그라피도 인지도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먼저 내 직업을 인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 '중국어캘리그라퍼'라고 부르기로 했다.(중국어는 언어라서 간체자를 쓰는 것이지만 이 이야기는 뒤에서 하기로 하자)

이승희는 <기록의 쓸모>에서 이렇게 말한다.

시대에 따라 '직업'은 수없이 사라지고 생겨난다.
그러니 '직업적 이름'을 고집하거나 불안해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처음에는 '중국어캘리그라퍼'가 기존의 '직업적 이름'이 아니어서 내멋대로 정해도 되나 싶었고 세상의 시선에 불안했다. 하지만 이젠 당당히 얘기한다. 그러니 듣는 사람도 평범한 '직업적 이름'이 아니라고 너무 낯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처음 중국어캘리그라퍼를 꿈꾼 건 2011년도다. 그때 한참 캘리그라피가 유행이었다. '캘리그라피'를 눈여겨보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중국어 전공이고 한자 서예가 좋으니
한자 서예와 중국어,캘리그라피를 접목해 중국어캘리그라피를 하면 되겠네.


누군가는 '캘리그라피를 하다 중국어캘리그라피까지 하게 된 거죠?'라고 했지만 처음부터 내 목표는 '중국어캘리그라피'였다. 중국어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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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엔 중국 문화, 콘텐츠 리뷰 등을 작성합니다 중국어로 캘리그라피를 하는 중국어캘리그라퍼입니다. 교육 및 작업을 합니다 저서: <처음 만나는 중국어캘리그라피 개정판> <조금씩 열두 달 글씨에 물들다> 잡지<연간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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