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4/03/03
*사진출처: Photo by Zoran Borojevic on Unsplash



코시국이 한창일 때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상실감은 다름 아닌 코노에 갈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전까지 스트레스가 쌓이거나 왠지 기분이 센티해질 때면 코노에 자주 가곤 했다. 작은 방에 앉아 에코 빵빵한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면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주었고 그 시간만큼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았다.

  나의 유일한 탈출구였던 코노는 코로나 때문에 한 동안 매우 위험한 시설로 치부되었다.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쓰고 다니던 시절에 노래방에 간다는 건 N번째 확진자가 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으니까. 나 역시 한동안 코노에 발길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코노에 가지 못한 날이 늘어갈수록 일종의 금단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도 때도 없이 노래를 흥얼거리는 버릇이 생긴 것이다. 심지어 혼자 운전하는 차 안에서 유튜브로 노래방 반주 영상 틀어놓고 미친놈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적도 있었다.

  궁여지책으로 한 것일 뿐,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노래방이 주는 감성은 재현이 불가능했다.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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