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균
유한균 인증된 계정 · 출근시간에 우린 누구나 철학자가 된다
2023/12/18
1. 호반의 도시, 요아니나
사실 그리스 여행기를 쓰는 사람은 나뿐 아닐 것이다. 누구나 그리스를 좋아하니까. 1년 동안 한국어로 얼마나 많은 글이 쓰일지 상상해 본 적 있다. 그중에 그리스에 대한 글은 얼마나 많을까? 도서관에 가서 관련된 책만 찾아봐도 한 무더기다. 내 글은 거기에 작은 하나를 더 추가할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
   
왜 그리스는 그만큼 우리의 관심을 끌까? 그 나라를 배우고 싶다는 열정을 우리에게 불어넣을까? 아마도 우리의 문화 어딘가에도 그리스 애호(Philhellenism)가 남아있는 모양이다. 그리스 애호란 근대 최초의 유행이었다. 서구인들은 18세기에 그리스 문화를 재발견했다. 그리고 자기들 문명의 기원을 그리스로 삼았다. 프랑스인이든 미국인이든 모두 그리스 문명의 후손이었다. 지금 우리 어느 학문이든 교과서를 펼쳐서 첫 장을 펼치면 “…은 고대 그리스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는데” 라는 문장을 찾을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그 문화적 영향이 대륙 동편 우리에게까지 미치고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그리스 역사 그리고 문화유산은 지금도 주목받는다. 나 역시 신혼여행이었지만, 어느 정도 성지순례의 기분도 있었다. 나는 철학도이다. 혹은 철학도였다. 그렇기에 내가 철학이란 공부가 처음 시작되었던 그리스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또 관광지로서 매력 역시 빠트릴 수가 없다. 단어만으로도 사람들은 설레게 하는 것이 지중해다. 그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광경에 기암절벽들이 펼쳐진다. 여행 도중 어느 나이 지긋한 외국인이 가족들에게 영상 통화를 하는 걸 들었다. “누구나 인생에 한 번은 그리스에 와봐야 해” 요란이지만 이제는 개인적으로는 동감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리스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협소하다. 반성하자면 나 역시 그렇다. 역사를 예로 들자면, 고대 그리스만이 관심의 대상이다. 마치 그리스라는 나라가 뿌리에서 바로 접붙인 꽃이라도 되는 마냥 말이다. 어쩌면 진정 찬란했을 중세와 근세 시절 그리스는 깜깜이다. 
   
자동차로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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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웠던 공부들이 어느새 거짓말처럼 향 연기마냥 머릿속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이가 들어도, 그 시절 고민했던 내가 남아있게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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