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인 남편에게 "야"라고 부르지 말라며 소리쳤다

루시아
루시아 · 전자책 <나를 살게 하는> 출간
2024/05/10
이미지 출처. istock
"여보~"

태어나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온몸이 오그라들어 공벌레로 변신할 뻔했다. 공벌레가 되려는 걸 겨우 참고 있는데 뒤이어 온몸은 어찌나 간질간질해 오던지 꽈배기보다 더 심하게 몸을 배배 꼬았더랬다.

궁합도 안 본다는 네 살 차이인 오빠를 만났을 때, 나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지금의 남편을 당시엔 오빠라 불렀다. 이름을 넣어 누구누구 씨라 부르는 것은 익숙지 않았고 결혼한 사이에도 마땅한 호칭이 없을 땐 남편을 오빠라 부르는 마당에 그보다 편한 호칭은 찾을 수 없기도 했다.

결혼 전 우린 양가 부모님의 허락 하에 6개월 간 동거를 했는데 집 마련 문제로 혼인신고도 결혼식을 올리기 전 미리 해버렸다. 혼인신고를 하고 돌아온 그날 저녁, 남편은 뜬금없이 날

"여보~~~"

라 불렀다.
그때 온몸에 돋아 오른 소름과 쉬이 가시지 않던 간지러움을 잊지 못한다.
내 이름을 곧잘 부르던 예비신랑이 마치 이제는 이렇게 부를 거야 하고 선전포고를 하듯 부르는 호칭이었다.

뭐가 저리 급해 호칭을 이리 서두를까 하다가 이내 곧 수긍했다. 부부싸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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