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히, <바빌론> vs <거미집> 더 훌륭한 영화는?

정기훈
정기훈 인증된 계정 · 씨네필, 한량, 이것저것 합니다.
2023/10/04
IMDb
영화를 사랑한다고 해서, 영화감독이 되었다고 해서 영화 찍는 일이 즐거울 수만 있을까. 여기저기서 보고 들은 것으로 생각해 보자면, 꼭 그렇지만 않은 것 같다. 이 영화에 나오는 송강호의 김 감독처럼 영화를 다 찍고 나서 갑자기 결말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떠오를 수도 있다. 그럼, 영화 관계자들을 하나부터 끝까지 설득해야 하는 수고는 당연해진다. 그러다 보면 반대 의견도 있고, 겉에선 찬성하지만 뒤에 가선 왜 그러는지 이해 못 하겠다고 터놓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또, 영화 촬영은 왜 이렇게 매끄럽지 않은 것인지 우당탕탕 작고 큰 사고의 연속이다. 그런 일들로 인해 영화 완성에 대한 불신이 생길 수도, 자괴감이 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장애물들을 넘어 영화 촬영을 완성했을 때 맛보는 쾌락과 성취! 그런 이야기가 담긴 영화가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이다.
 
<바빌론>과 <거미집>의 공통점 그리고 미세하지만 커다란 차이점.
IMDb
영화를 보면서 데미언 셔젤의 <바빌론>이 떠올랐다. 영화를 이야기하는 영화라는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고. 등장인물들의 특징이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바빌론>의 주요 인물이면서 전성기를 지나 어떻게든 과거의 영광을 유지하고자 하는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잭 콘래드는 송강호가 연기한 김 감독을 떠오르게 하고. 스타 배우 반열에 오른 마고 로비가 연기한 넬리는 크리스탈 정수정의 한유림을. 이러저러한 잡일을 하면서 성공 욕구를 보이는 디에고 칼바의 매니를 보면 전여빈의 신미도가 떠오른다. 잭 콘래드를 각성시키는 평론가는 극중 송강호 김 감독의 선배 감독을 연기한 정우성의 신감독으로도 보인다. 뭐, 100% 대응되는 캐릭터들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 대응시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두 영화를 관통하는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시사, 영화 그 이외에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가집니다. 한 우물을 파기보다는 여러 우물을 깔짝 깔짝 파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기록하려 합니다. 윤석열이 싫습니다.
57
팔로워 60
팔로잉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