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의 힘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기를

동보라미
동보라미 · 더 맑고 단단하고 다정하고 지혜롭게
2024/05/17
진로와 진학, 직업 등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랐다. 진학에 대한 중요한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은 우리 언니이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처음으로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인문계에 갈 것인가, 실업계에 갈 것인가. 온 가족이 오랫동안 고민했고 뚜렷한 주관이 없던 나의 결정을 돕기 위해 함께 회의를 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언니를 따라서 나도 실업계에 가서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하겠다고 했다. 부모님께서는 딸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쉽게 입을 떼지 못하셨다. 당시 고3을 앞둔 언니는 실업계 진학은 자신만으로 충분할 것 같다며 동생들은 다 인문계에 진학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본인이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해서 동생들을 뒷바라지 해주겠다며 꼭 인문계에 가라고 강하게 설득했다. 가족들은 모두 언니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했고 나 역시 언니의 말을 듣고 인문계에 진학했다. 언니에게 정말 고마웠고 또 미안했다. 동생들을 위해 희생한 언니를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공부를 해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하는데 생각처럼 되지 않아서 늘 괴로웠다. 이럴 거면 그냥 실업계 갈 걸 그랬다며 자책을 하고 후회도 많이 했다. 
   
취업을 준비하던 대학 졸업반 때 교수님께 전화가 왔다. 평소 눈에 띄는 학생이 아니었기 때문에 놀란 마음에 급히 전화를 받았다. 교수님께서는 ‘**원이라는 독서논술로 유명한 교육기관에서 선생님으로 일해 보는 건 어떨까?’라며 추천서를 써주시겠다고 하셨다. 대학 3학년 때부터 학원에서 파트 타임 국어 강사로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었고 전공도 살릴 수 있으며 집에서도 멀지 않은 곳이라서 매우 좋은 제안이었다. 그 당시 내가 소속된 *** 선교회의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는데 뜻밖의 대답을 들었다. 지금 바로 취업을 하기에는 급한 것 같다고 지원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나는 의외의 말씀에 많이 놀랐지만 선생님의 조언대로...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빛을 운반하는 사람. *보람 : 1. 약간 드러나 보이는 표적. 2. 다른 물건과 구별하거나 잊지 않기 위하여 표를 해 둠. 또는 그런 표적. 3. 어떤 일을 한 뒤에 얻어지는 좋은 결과나 만족감. 또는 자랑스러움이나 자부심을 갖게 해 주는 일의 가치.
852
팔로워 465
팔로잉 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