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군대 체험 (3) : 아, 아! 육군 병기학교

정광헌 · 낙서글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
2024/01/30
입소하던 날 받은 낯선 직무

1974년 9월 17일(화)에 수색에 있는 육군 30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9/20일 입소식)하여 6주간(9/20~10/31) 신병 교육을 마치면서 이등병 계급장과 함께 병기 병과를 부여받아, 바로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에 있는 병기학교로 배치되어 기공(기계공작) 13차 반에서 11월 초(11/4 월요일)부터 다음 해 1월 중반(1/12 일요일)까지 10주 동안 후반기교육을 받게 되었다. 신병교육대에서 십여 명 정도가 나와 같이 병기 병과(402)를 부여받고 용산역에서 부산역으로 가는 새벽 군용 열차를 함께 타게 되어 있었는데, 그중에는 훈련소에서 알게 된 고등학교 2년 후배인 신현호 군도 있었다. 그날 새벽 용산역에는 병기 병과 훈련병뿐 아니라 병참, 수송 등 다른 특기를 부여받아 대전 등에 있는 다른 하반기 학교로 배치되는 훈련병 등 약 이백여 명의 훈련병들이 집결하여 대기하였다.

군용 열차 출발 시간에 맞춰 대기하던 병사들이 열차를 타기 위하여 구보로 이동하자, 새벽 일찍부터 역에 나와 기다리던 가족과 친구들이 구보 대열과 함께 뛰면서 서로를 부르는 소리로 용산역이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훈련병 대열과 마중을 나온 가족들 사이에는 헌병들이 둘러서서 훈련병들의 대오 이탈을 엄격히 제어하였다. 나 역시 보급품이 가득 찬 더플백을 둘러메고 뛰면서 어머니와 누이동생 그리고 친구 김 제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는데, 용하게도 내 곁으로 뛰어온 친구가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서 “병기학교로 간다”라고 대답하니, “작년 하반기에 ROTC 소위로 임관한 기한성 선배가 거기에 있는데….”라고 뜻밖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기차는 역마다 잠시 서서 다른 훈련소에서 배출된 훈련병들을 더 싣거나, 목적지에 도착한 훈련병들을 내려주면서 부산을 향하여 달렸다. 나는 기차 창밖의 풍경들을 쳐다보다가 잠이 들었는데, 인솔자가 깨워서 보니 어느새 부산역에 도착해있었다. 역에서 부산 반여동의 병기학교 연병장으로 이동하여 100여 명의 신임 훈련병들이 더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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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장년 시절 종합상사에서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격렬하게 뛰어다니며 한국 상품의 해외 시장 개척에 진력하였습니다. 은퇴 후에는 국내 중소 중견 기업들의 해외 시장 개척 전략 수립과 고객 확보 지원 사업을 개인사업으로 영위했습니다. 이제 노년이 되어서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취미를 갖고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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