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7일.
음력으로 생일을 보내는 어머니와 양력으로 생일을 보내는 아내의 생일이 겹쳤다.
한 달 전 부터 모든 가족이 모여 본가 근처에서 식당을 예약하기로 했는데 나 때문에 일정이 꼬여 흐지부지 되었다. 어머니와 아내, 나로 인해 가장 마음 아플 두 분이라 너무 죄송하다. 평소에 부모님 생각을 그렇게 많이 하는 아들은 아니지만 이 번 만큼은 어머니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다.
사실 결혼하기 전, 혼자 살 때는 거의 부모님과는 마주 하기도 싫어했고 명절 때도 집에 잘 찾아가지 않았다. 부모님은 부모님 대로 바라는 바가 많으셨고, 나는 나대로 살고 싶어서 서로 감정의 골이 많이 생기기도 했다. -한 때 부모님은 나를 완전 미치게 만들 정도였기는 했다.
어느 날 결혼을 하지 않을 것 같은 36살의 아들이 성격좋고 이쁘고 건강한 신부감을 데려온다고 하니,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던 어머니가 펄쩍펄쩍 뛰머 기뻐하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내는 연애를 하면서, 또 결혼 준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