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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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사랑하는 고고학자

고고학을 전공했습니다. 문화재를 대중과 연결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려 박물관에서 20여년 간 전시와 교육, 활용사업에 매진했고 지금은 글을 통해 접근하려고 합니다.

경력
문화/예술/스포츠 - 전 국립고궁박물관 / 허준박물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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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근교에서 발견된 8천 년 전 직물

캠브리지 대학교 발행 antiquity는 2023년 12월호에 이태리 외곽 Marmotta유적의 발굴조사 내용 중 직조물들에 대한 자료를 소개하였습니다. 흔히 신석기시대를 원시적 삶으로 표현하고 미개한 원시인들의 모습으로 묘사하곤 하는데 이런 자료들을 보면 뛰어난 직조기술과 방직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따라서 세련된 의복을 지어 입었다는 것을 유추해서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사실 토양 보존환경이 나쁘기 때문에 수 천년 전 유기물들은 보존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패총, 저습지 같은 특별한 환경에서는 보존성이 좋아지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저습지나 해양침전유적, 패총유적은 고고학자들에게 있어서 보물단지 마찬가지죠.  패총 자체가 당시대의 식량자원을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기도 하지만 토양 보전성을 좋게만들기도 하지요.  웅기 서포항유적은 패총유적입니다.그런데 이 유적에서 우리나라 복식사에서 매우 의미있는 유물이 발굴조사 됩니다. 뼈로 만든 바늘과 그 바늘...
문화/예술 · 사상/철학/역사 · 우주/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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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발목지뢰, 마름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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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 자료가 추가되었습니다

마름쇠의 용례에 대한 도설을 소개해 주신 분이 있어 연관 자료를 링크합니다. 보통 이런 작은 마름쇠는 건축물 내 잠입하기  쉬운 천장이나 대들보 위, 다락의 바닥 등에 뿌려두고 어두운 곳에서 접근하다가 발이 찔리게끔 합니다. 해자 바닥 같은 곳에는 뿔이 길고 연승형태로 이어진 것을 던져서 사용합니다. 그야말로 말들이 밟으면 팔짝 뛰면서 기승자를 떨어 뜨리게 되는 것이지요.  아래 링크로 소개한 도설은 《고금도서집성 경제휘편 융정전 제300권 古今圖書集成·經濟彙編·戎政典·第三百卷》에 수록된 것 이라는데, 여기서 마름쇠에 다른 이름을 알 수 있겠군요. 이런 형태의 삼각뿔 철편은 마름쇠 뿐 아니라 비격진천뢰에 몸통 속에도 들어가서 비산시 엄청난 살상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습니다. 위 사진처럼 가운데에 구멍이 뚫린 것들이 연승식 마름쇠입니다. 저기에 철사나 노끈을 연결하여 빙빙 돌리다가 던지면 원심력에 위해 멀리 날아가고 원하는 지점에 투하 할 수 있습니다. 확 찔리면 엄청 아플 ...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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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보정동고분군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2021년 12월 용인보정동고분 사적지정 1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발표를 했었습니다. 이 유적을 처음 발견하고 그것을 학계에 보고하고 개발로 인해 사라질 뻔한 유적을 보전한 것이 저로서는 가장 자랑스럽고 뿌듯한 성과였습니다.  당시의 발표내용 전문을 수록합니다.  용인 보정동 고분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공감하길 바랍니다.  ------------------------------------------------ 용인 보정동 고분군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김충배(국립고궁박물관)   1. 들어가며   최근 문화재청은 모든 국가지정문화재의 지정번호를 없앴다. 이와 관련된 법령이 고시되기 전까지 용인 보정동 고분군은 사적 제500호로 불렸다. 지금은 “사적 용인 보정동 고분군”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이 번호를 없앴을까. 그 근본 취지는 유적 번호는 단순한 행정적 관리를 위한 번호 일 뿐 유적의 지위와 가치의 우선 순위를 반영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크다. 다시 말...
문화/예술 · 사상/철학/역사 · 지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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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저유적 발굴소식_마쓰우라시(松浦市) 유적

  해양국 일본은 태평양과 동인도 해상을 통한 수많은  물자 교역을 통해 성장한 나라입니다. 국제간 교역은 고대국가 성장의 중요한 원천이며 이것이 단절되면 결국 그 국가는 소멸의 길을 걷게되고 반대로 교역의 루트를 확보하면 패권국가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됩니다. 신라가 한반도 끄트머리에 가장 더딘 발전을 보이다가 갑자기 삼국의 쟁패를 거머쥔 배경은 수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한강유역을 복속하고 당나라와의 무역항로를 개척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교두보에서 가장 의미 있는 곳이 당항성입니다. 또 한강을 복속하고 실효지배 한 것은 통일 이전의 일입니다. 그 가장 강력한 증거가 바로 용인의 보정동 고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오늘은 최근 동아시아 고고학에서 핫한 뉴스로 떠오른 마쓰우라시 유적에 대한 자료를 소개합니다. 해양 자원과 유적들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이유로 많은 관심이 미치는데 특히 한일고대사 관계와 중세시대의 교역관계...
문화/예술 · 사상/철학/역사 · 우주/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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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창의 항해, 나의 여로 - 나랑 닮은 분을 만남

  도를 구가하는 세상의 모든 수련자들이 궁극으로 격물에 이르러 치지 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고 합니다. 즉 내가 겪어보지않았던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마주하는 순간 그 본질을 즉시 이해한다는 가히 신박한 경지라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었던 수많은 선현들이 있습니다. 스스로 그 경지에 다달아 신선이 되었다고도 하지요. 예를 들면 최치원 같은 분이지요. 언듯보면 거대이론을 구성하고 그것을 모든 문화의 이해에 바로 대응할 수 있다고 믿는 구미 학자들의 생각과도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그에 이르는 방법은 서양 철학의 논리 실증에 기인한 것인지 만물의 성상을 끝없이 관찰하다 순간의 깨달음에 이르는 것인지의 차이가 있을 뿐.   며칠 전 구본창의 항해전을 보고 왔습니다. 세상 속이 답답한 친구가 바람쐬고 싶어해 같이 동행했던 전시입니다. 전시 첫 코너에서 왠 갖 잡동산이  그러다 모으고 안버리고 그걸 관찰할 물성으로 바라본 구본창을 만납니다. 그리고 마지막 코너에...
문화/예술 · 우주/생명 · 사상/철학/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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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기와지붕의 비밀

  아빠 손을 잡고 서울 시내 고궁 나들이를 간 영희는 TV사극으로만 보던 궁궐을 직접 본다는 것에 너무나 기대가 부풀었습니다. 방문한 곳은 덕수궁. 조선이 제국주의 열강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고자 안간힘을 썼던 바로 그 역사의 현장이죠. 지금은 여기 저기 땅이 잘려나가기도 하고 건축물이 새로 들어서기도 하여 한 때 왕실의 정궁이기도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영희의 눈에는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열심히 궁궐 건물들을 살피던 영희의 눈에 뭔가 뜨입니다.    “아빠, 저 지붕에 까맣게 덮인 거 저건 기와죠?”    “응 그렇단다”    “그런데, 왜 저쪽에 있는 건물의 지붕은 색깔이 알록달록 하기도 하고 회색 조금씩 달라요?”    “아~ 그건 말이지…”   영희는 새까맣고 육중한 느낌이 나지 않고 약간 누리끼리하기도 하고 색이 바란 것 같은 기와들이 올려진 것은  왜 다른지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왜 그런 차이가 나는 것일까요? ...
문화/예술 · 사상/철학/역사 · 지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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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오노다 시멘트를 찾아서 - 전시물을 찾기 위한 처절한 노력

 2015년 7월 1일 경남 진주에 문을 연 LH의 토지주택박물관은 주거건축문화 전문박물관입니다. 주거 구조의 변천을 이해하기 위해 각 시기를 대표하는 5동의 주택 모형이 거의 실물크기로 재현되어 있고 다른 한 공간에는 주거건축과 토목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건축재료, 도구 등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제가 LH에 근무할 때 만들었습니다.   그 중 주거건축의 중요한 재료인 시멘트를 설명하려다 보니 이를 대표할 만한 상징적인 유물이 필요했습니다. 추적해 보니 우리나라 최초의 공업용 시멘트가 오노다 시멘트라는 것을 알게되었죠.     우리가 흔히 시멘트라고 부르는 것은 포틀랜드 시멘트(portland cement)를 가리킵니다. 원래 시멘트란 교착제, 즉 물질과 물질을 붙여주는 역할을 하는 모든 물질을 포괄적으로 일컫는데, 석회석을 가열하여 만든 소석회에 물을 혼합하면 경화되는 방식의 시멘트를 포틀랜드 시멘트라고 부릅니다. 포틀랜드라는 명칭은 영국 남부지방의 섬 이름에서 유래합니다. ...
산업/기술/IT · 지역사회 · 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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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필요한 시대의 전시

  평생 도를 연마한 볼자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시대, 수많은 이들의 고민과 삶 속의 갈등을 해결하는 멋진 강사도 스트레스 받아 아프게 된 시대, 항상 답이 되는 방법은 아닐지라도 즐거운 여행, 의미 있는 대화, 절로 치유감이 올라 오는 전시를 통해 극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치유의 전시와 연결지어 단 한 점으로 보여주는 메세지에 대한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전시기획자로서 단 한 점의 유물로 공간을 구성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만들어가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쩌면 난이도 최상의 전시기획이기 때문에 전시를 기획하는 사람으로서는 평생에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도전이기도 합니다. 제가 이런 단 한 점의 전시를 생각하게 된 것은  독일 베를린을 여행하던 중 만난 단 한 점의 전시를 보고나서입니다. 그것은 케터 콜비츠의 모자상. 흔히 피에타라고 부르죠. 그 작품을 통해 아! 단 하나의 오브제로 백만마디의 말을 대신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
문화/예술 · 사상/철학/역사 · 노동/인권/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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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전시 큐레이터를 꿈꾸는 학생들과의 대화

   2021년 "안녕 모란" 특별전 동안 대학교에서 박물관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과 전시를 둘러보고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합니다. 나중에 추가 질문이 있으면 이메일로 보내 달라고 했더니 생각보다 많은 메일이 왔었습니다. 일일이 답을 정리해서 보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보람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질의 내용이 박물관 전시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에게 유용할 것 같아 올려 봅니다.    총 4개의 질문을 선정했습니다.  과장이라고 칭하는 것은 당시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으로 재직하던 때의 직함이었기 때문입니다.  ----------------------------------------------- [질문1] 김충배 과장님 안녕하십니까? 00대학교 박물관 인턴쉽 학예사와의 대화에 참여했던 김00입니다! 방학 동안 박물관 인턴쉽을 하면서 관련 종사자분들이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조금이나마 알아보고 싶었는데, 과장님의 말씀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무자로서 겪는 ...
경제/소비자 · 문화/예술 · 사상/철학/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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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hat industrial ceramic , 일본 세토구라 뮤지엄(瀬戸蔵ミュージアム) 소개

일반적으로 도자기 하면 오래된 자기로 구워진 그릇 만 생각하는데 실제 도자로 만들어진 생활 문물은 매우 다양하지요. 화장실 변기, 세면대, 문고리부터 고압 전선의 전기 절연 매체로 이용되는 애자에서  가장 첨단의 세라믹 나이프 같은 것까지. 잘 알려진 것처럼 중국, 한국, 베트남은 독자적으로 도자 기술을 발전시킨 나라들입니다. 특히 일본은 도자 기술을 조선으로 부터 전수 받은 후 이를 산업화 시키고 유럽에 수출하여 도자산업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독자적인 도자 산업을 중흥하지 못했고 간신히 일본의 공업화 기술을 전수 받아 현대의 산업 자기를 생산하게 되었죠. 이렇게 도자기술을 확산 산업화 시킨 현장의 모습을 담은 박물관이 일본 나고야에 있다고 합니다. 저도 아직 못가봤는데 일본 도쿄문화재연구소 유이치로 타시히로 선생이 출장차 방문했다가 여러가지 흥미로운 자료를 온옥에 제공해 주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러 자료 중 화장실 용기들이 맘에 듭니다. ...
문화/예술 · 사상/철학/역사 · 지역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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