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가까이 되어서 결혼한 다음 나의 삶에는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다. 남편은 살던 곳에서 살고, 나 역시 살던 곳에서 살았다. 둘은 약 70마일 떨어진 곳에서 옛날과같이 집과 직장을 오가며 틈틈이 취미생활도 계속했다. 주말은 함께 보냈지만, 하루 이틀 함께한 다음 자기 삶으로 돌아가는 생활이었으니 결혼 전과 별 다름없었다.
바라던 아기가 생기고 나는 출산 후 집을 정리하고 남편 집으로 합쳤다. 그리고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다. 변화는 일상의 가사노동, 집안일에서 왔다. 나는 매일 설거지를 하면서, 청소하면서,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개면서 조금씩 불만이 쌓여갔다. 불만은 임계점을 지나서 화가 되었다.
우리는 맞벌이인데 내가 가사 노동의 90%를 맡아서 하는 느낌이었다. 매일매일 쌓여가던 불만은 어느 날 화로 폭발하였고 남편과 이 문제로 싸우게 되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하여 서로의 삶에 이래라저래라하지 않는 편이라 별로 싸울 일은 없었던 우리가 크게 싸운 몇 안 되는 해프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