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 텐트에서 잠드는 아이… “사채왕이 망친 삶” [사채왕과 새마을금고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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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2
 
초등학교 6학년 원복이(가명)는 학교를 마치면 주점, 마사지방 등이 밀집한 유흥가인 충북 청주시 ○○동으로 향한다. 이 동네 어느 건물 꼭대기층에 자리한 한 라이브주점. 손님 누구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이 주점의 구석엔 흰색 텐트가 설치돼 있다. 채 한 평이 안 되는 이 좁은 공간이 원복이의 거처다.

친구들이 학원에서 국어, 영어, 수학을 배울 시각. 원복이는 텐트 안에서 게임을 하거나 유튜브를 보면서 엄마의 퇴근을 기다린다.
청주시 한 라이브주점에 설치된 흰색 텐트. 초등학교 6학년 원복이(가명)는 이 공간에서 저녁과 밤을 보낸다. ⓒ셜록
원복이 엄마 함수진(가명) 씨는 이 주점에서 건반을 친다. 좁은 텐트에서 엄마의 퇴근을 기다리는 아들에게 쇼팽이나 바흐의 곡을 들려주면 덜 미안할까. 깊은 밤 2차, 3차로 라이브주점을 찾는 손님들은 그런 곡을 주문하지 않는다. ‘미스트롯’이나 ‘미스터트롯’에서 히트를 친 ‘뽕짝’이 손님들의 애창곡이다.

술 취한 손님 옆에서 건반을 칠 때면, 엄마는 눈앞의 악보보다 저 끄트머리의 흰색 텐트를 더 자주 살핀다. 아들이 텐트에서 나오지 않길, 소음 속에서도 깊이 잠들어 이 풍경을 보지 않길… 엄마는 바라고 또 바란다.

엄마의 노동은 새벽 2~3시께 끝난다. 모든 일을 마치고 텐트의 지퍼를 열면 아들은 전기장판 위에서 몸을 웅크린 채 자고 있다. 잠들길 바랐으면서도, 막상 잠든 아들 모습을 보면 엄마 마음은 그렇게 아플 수가 없다.

이 새벽에 “집에 가자”고 아들을 깨울 때마다, 몇 번을 흔들어도 깨지 않는 아들을 기어코 일으켜 세울 때마다, 엄마의 두 다리는 죄책감에 후들거린다.

‘아무리 힘들었어도 그때 그런 판단을 하는 게 아니었는데….’

엄마는 그날의 실수와 잘못을 수없이 돌아보곤 했다. 지난해 봄까지 엄마는 집에서 살림을 했다. 원복이는 친구들과 학원에서 저녁을 보냈다. 둘의 일상은 ‘명동 사채왕’ 김상욱과 그 밑에서 일하는 ‘넘버2’ 이○○ 일당을 만나면서 달라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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