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아직도 어색한 '부산(釜山)' KCC 이지스... KBL 연고지 이전 잔혹사

이준영
이준영 · 박사과정 학생
2024/05/06
프로농구 대전현대 다이넷 1998/99 시즌 우승의 주역 외국인 선수 조니 맥도웰과 재키 존스 (출처: 나무위키)

남자들은 군 복무를 마치면 군부대가 있는 방향으로는 오줌도 안 눈다는데... 


집이 수원이었던 저는 기껏 병장 말년 휴가를 나와 놓고, 부대 복귀날까지는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도 신병교육받을 때 눈물 나도록 서글프게 굴렀던 35사단 주둔지가 있는 전주로 도로 내려와 버렸습니다. 


전출 가면서 두 번째로 배정받은 자대가 부안군에 있고 거기가 35사단 예하 부대니까 사단 위수지역으로 돌아와 버린 셈입니다. 당시 프로농구(KBL) 정규리그 2위를 위태롭게 유지하던 '전주 KCC 이지스'의 홈경기를 보기 위해서 수원역에서 호남선 열차를 타고 전주로 내려왔죠! 


이제 전주 KCC 이지스라는 팀은 없습니다. 작년 말부터 '부산 KCC 이지스'라는 팀이 있을 뿐이죠. 


'백제의 옛 터에서 자라난 우리"라는 소절로 시작하는 군가가 군홧발 소리에 맞춰 울려 퍼졌던 35사단 신병교육대도 그곳에 없습니다. 지명을 듣는 순간 치즈피자가 절로 생각하는 임실군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전주 KCC 이지스 홈경기 보러 난생처음 호남선 열차에 몸을 실었다
신병 훈련도 전주에 있던 35사단 신병교육대에서 받는 우연까지 겹쳐 


군대 가기 바로 직전까지 저는 전주 KCC 이지스 지지자(써포터즈) 모임에서 활동했습니다. 제 기억이 맞는다면 당시 이천에 사신다는 여성분이 서울•경기 지역 회장을 맡아서 수도권 지역 원정 경기 단체 응원 티켓 발행이며 전반적인 모임 활동 관리를 해주셨습니다. 지금은 부산 KCC 이지스 코치로 활약 중인 뭇 여성들의 "영원한 오빠" "산소같은 남자" 이상민 선수의 열혈팬이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전주에 연고가 전혀 없는 경기도 사람이 KCC를 응원한다면 대부분 이상민 선수가 연세대 다닐 때부터 따라다녔던 분들입니다. 저도 전주에는 지연이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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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에 원고를 납품하는 프리랜서 지식 노동자입니다. 러시아•시리아•튀르키예•인도네시아 등 풍부한 해외 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역사•국제정세•경제•사회문화•외국어•스포츠 등 다양한 주제로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출판 번역가 지망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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