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출판과 웹소설 (1) - 장르소설의 여명

이문영
이문영 인증된 계정 · 초록불의 잡학다식
2024/03/23
1. 디지털 출판의 시작
   
처음 출판사에 입사했던 때는 사진식자로 나온 인화지를 칼로 자르고 쓰리엠의 분무식 접착제를 사용해서 커다란 종이판인 대지에 붙여서 편집을 했었다.

위 말이 뭔지 이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사진식자라는 것은 빤닥빤닥한 인화지에 인쇄된 글자를 프린트하여 나오는 것인데, 쉽게 설명하자면 2단 편집된 책이 있을 때 그것이 한 번에 편집된 형태로 프린트하지 못하고 한 단씩 따로 프린트 한 다음에 그것을 잘라낸 뒤에 풀로 붙여서 2단 모양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이런 수동 그 자체의 일들은 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 출판이 등장하면서 완전히 그 개념이 바뀌게 된다.

나는 1991년에 애플의 매킨토시 컴퓨터를 이용하여 편집을 하는 잡지사에 들어갔다. 매킨토시의 등장으로 출판 제작 환경은 디지털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은 여러 면으로 손이 가는 상태였다. 쿽익스프레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든 파일을 인화지나 필름으로 뽑았는데 한 페이지를 그대로 뽑아낼 수는 있었지만 이렇게 낱장으로 뽑은 상태에서 바로 인쇄에 들어갈 수는 없었다.
쿽익스프레스 3.3


인쇄를 위해서는 제판이라는 작업을 거쳐 8페이지, 또는 16페이지를 하나의 큰 필름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야 했고, 이렇게 만들어진 필름을 다시 인쇄 동판으로 만들어야 인쇄기에 넣을 수 있었다. 또한 인터넷이 등장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출판의 최종 형태는 여전히 아날로그 책자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오늘날에는 인쇄소 서버에 직접 PDF 파일을 올릴 수 있고, 이 파일을 바로 인쇄기로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중간 과정이 모두 사라졌다.

2. 디지털 기반의 소설 등장

디지털 형태의 소설 발행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작되었다. 그것은 PC통신이라는 이전까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컴퓨터 기반의 양방향 통신을 통해서였다. 

1982년 4월 28일 한국데이타통신주식회사(DACOM·데이콤)이 설립되었다. 1984년 7월에 데이콤은 전자사서함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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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텔·이글루스에서 사이비•유사역사학들의 주장이 왜 잘못인지 설명해온 초록불입니다. 역사학 관련 글을 모아서 <유사역사학 비판>, <우리가 오해한 한국사>와 같은 책을 낸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시민에게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책들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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