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사상 최격변의 시대... 개혁은 이루어졌는가?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4/05/14
개혁. 법과 제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이를 고쳐 바로잡는 것을 개혁이라 부른다. 고칠 개(改)에 가죽 혁(革)을 쓰는데, 피부를 싹 갈아엎을 만큼의 각오가 없다면 이룰 수 없다는 뜻이겠다.
 
역사를 돌아보면 부와 권력이란 자연히 불어날 뿐이지 흩어지지 않는다. 인맥과 혼맥, 학연과 지연으로 뭉쳐서는 부와 권력을 지키려 드는 것이 인간의 습성인 탓이다. 경계하지 않는 권력은 쉽게 사유화된다. 자본주의 아래 자본 또한 마찬가지여서 저 유명한 토마 피케티는 제 저서 < 21세기 자본 >을 통하여 자본의 증식속도를 생산이 따르지 못함을 입증하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요컨대 부와 권력은 자연히 두면 나라와 제도의 기틀을 좀먹는다.
 
국가의 탄생은 부조리가 극심한 시기 이루어진다. 국가가 백성을 돌보지 못할 때, 법과 제도를 사유화된 권력이 농단할 때 새로운 질서가 탄생하는 것이다. 이 땅에 섰던 나라들 또한 마찬가지여서 고려는 신라의 골품제도와 귀족들의 권력암투가 심각한 시기에 나라를 세웠다. 조선은 귀족이며 호족이 제 배를 불릴 뿐 백성을 지키지 못하던 시기 터를 잡았다. 한국은 그 조선이 외세에 나라를 내어준 뒤 새로이 섰다.
 
▲ 용의 눈물 포스터 ⓒ KBS

KBS 대하사극의 정점에 이 작품이 있다

새로운 나라가 선다는 건 전의 나라가 문을 닫는다는 뜻이다. 새로운 질서를 연다는 건 과거의 체계를 닫는다는 것이다. 무엇을 세우고 여는 데는 그만한 대가가 따르게 마련이다. 기존 질서가 붕괴하고 기득권이 해체되며, 그에 따른 혼란이 이어진다. 이를 막고자 국가며 사회를 지키려는 이들은 개혁을 택하게 마련, 본체의 죽음 대신 피부를 벗어 새로이 하겠다는 일이다.

역대 최고의 사극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작품이 있다. KBS 대하사극의 정점을 이루었다고 평가받는 <용의 눈물>이 바로 그 작품이다.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총 159부작으로 제작된 대하사극으로, 당대 최고라 할 수 있는 16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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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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