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와 자전거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5/14
출처-픽사베이
팔복예술공장 <크리스 조던:아름다움 너머> 전시를 보며 말문이 막혔다. 시작부터 충격을 받았다. 작품 「침묵의 봄」은 농약으로 숨진 18만 3천 마리의 새들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새들임을 알 수 있는 형상 외에, 구별할 수 없는 무수히 작은 점들마저 모두 인간에 의해 사라진 새들이었다. 분명 아름다웠지만, 너무 아픈 아름다움이었다. 

전시의 마지막 순서였던 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는 마음이 아파 끝까지 보지도 못했다. 함께 사는 생명체들에게 인간이 얼마나 사악한 존재인지를 다시 통렬하게 실감했다. 보들레르는 시집 『악의 꽃』, 「알바트로스」에서 이렇게 썼다. 
   
“뱃사람들은 아무 때나 그저 장난으로, / 커다란 바닷새 알바트로스를 붙잡는다네, / 험한 심연 위로 미끄러지는 배를 따라 / 태무심하게 나르는 이 길동무들을. / 그자들이 갑판 위로 끌어내리자마자 / 이...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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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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