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작가의 스토리 타임 03 : 온라인으로 공동 집필하기

이기원
이기원 인증된 계정 · 드라마작가, 소설가, 스토리 컨설턴트
2024/04/16
혼자서 쓰던 미니 시리즈가 있습니다. 

꽤 오랜 시간에 걸쳐 2부까지 쓰고, 3부의 절반을 쓰던 중에 나 혼자서는 좀 벅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진행 중인 다른 프로젝트가 있어서 자꾸 집필이 미뤄지는 것이 첫번째 이유였고요. 이번 이야기 특성상 로맨스가 왕창 들어가야 하는데, 제가 그 부분에 있어서 올드하다는 판단을 하게 된 게 두 번째 이유였습니다. 

방법은 공동집필 파트너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문제가 될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공동집필로 인해 더 좋은 작품이 더 빨리 나올 수 있다면, 고료와 크레딧을 나누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다는 게 제 평소 지론이거든요.  

저는 아주 오래 전부터 공동집필을 꿈꿔왔습니다. 

실제로 단막으로 데뷔를 하고 몇 년 지났을 때 동료 작가와 공동집필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둘이서 시츄에이션 드라마를 기획하고 집필했는데, 결과는 안 하니만 못했습니다. 서로 자존심만 세우다가 결국엔 맞춤법과 띄어쓰기 문제로 감정이 상해서 팀을 깨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로 인위적인 조합으로 공동집필을 하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았는데, 대개가 작가들이 머리 끄댕이 잡고 싸우다가 결국 등을 지는 사이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무사히 잘 끝내면서 좋은 결과를 내는 공동 집필팀도 여럿 보았습니다. 홍지나 홍자람 작가, 홍정은 홍미란 작가 팀은 둘다 자매 지간이라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았습니다. 여러 굵직한 히트작을 낸 김영현, 박상연 작가팀은 뭔가 서로의 장점이 서로의 단점을 절묘하게 커버해주며 최상의 결과를 내는 것 같았구요. 

그 외, 여러 작가팀들이 나왔는데, 필요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난 팀일 뿐 더 나은 히트작을 내기 위해 공동 집필을 이어나가는 팀은 별로 보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공동집필을 하려면 서로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지만, 그 중에서 리더도 필요합니다. 공동집필에서의 최악은 서로를 배려하는 것입...
이기원
이기원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취미는 작법 연구. <하얀 거탑>, <제중원> 집필. 드라마를 베이스로 ‘세상의 모든 작법’ 을 쉽고 분명하게 알려 드립니다. ‘공모에 당선되는 극본 쓰기’, ‘원포인트레슨’, ‘작가가 읽어주는 작법책’ 등등이 연재됩니다 이메일 keewon77@naver.com
64
팔로워 3.6K
팔로잉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