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 54] 내 이름은 버들
2024/04/04
#내 이름은 사월
나는 제주도의 노란 유채밭과 푸른 보리밭 사이에 있습니다. 나는 거문오름의 삼나무와 붉은오름의 검붉은 흙 사이에도 있습니다. 눈물 지으며 떠밀려오는 파란 바다와 등지고 돌아선 섬들 사이에도 있습니다. 내 이름은 사월입니다.
오래 전에 나는 나의 땅이 검붉은 피로 물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기억은 여전히 나를 슬픔에 젖게 합니다. 보리밭에서 곶자왈에서 관덕정에서 너븐숭이에서 아이들과 여자들과 청년들과 노인들이 맥없이 쓰러지던 것을, 나는 보았습니다. 죽창의 뽀족함과 총의 날카로움이 나의 공기를 갈랐습니다. 두려워하며 나는 바다에게, 숲에게 어서 저 날카로운 것들을 덮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말이 없는 시체들은 바다로 땅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내 이름은 사월, 나는 혁명입니다. 나는 1960년 민주주의를 열망하며 거리에서 외치던 학생들...
강의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일합니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며,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손의식 선생님,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푸르른 사월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빕니다.
"나의 땅이 검붉은 피로 물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기억은 여전히 나를 슬픔에 젖게 합니다." 깊은 울림이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읽으러 자주 올게요~
"나의 땅이 검붉은 피로 물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기억은 여전히 나를 슬픔에 젖게 합니다." 깊은 울림이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읽으러 자주 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