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액션플랜? 5] 왜 나는 70대에 세상을 떠나고 싶은가?

김호
김호 인증된 계정 · 목수, 코치
2024/04/14
장수는 과연 복인가? 막연히 100세 가까이 혹은 이를 넘겨 사는 것이 나도 복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장수=복이라는 공식은 20세기의 산물이다. 평균 기대수명이 60대 초반이었던 1970년대나 70대 초반이었던 1990년만 해도 장수를 복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물론 여전히 90세, 100세를 넘겨 사는 것을 복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나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요즘 나의 기도 중 하나는 70대까지 건강하게 살다가 병에 걸려 70대에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What’s left -01 남은 것은 뭐지 - 01 Wood, paint, steel nails, and wood oil finish 187 x 5 x 7cm 2024 by Hoh Kim

이런 나의 생각에 큰 영향을 준 글이 있다. 종양학자이자 의료윤리학자로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에제키엘 에마뉴엘(Ezekiel J. Emanuel)이 2014년 잡지 The Atlantic에 기고한 “왜 나는 75세에 세상을 떠나길 바라는가(Why I hope to die at 75)”라는 글이다.

그는 이 글에서 이렇게 말한다. “죽음은 상실이다…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거부하는 단순한 진실이 있다: 너무 오래 사는 것도 상실이다…”

역시 의사이면서 훌륭한 작가인 아툴 가완디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서 우리는 삶에서 ‘허물어지는’ 과정을 모두 경험하게 된다고 적고 있다. 즉 화장실을 가기 힘들어지고, 쇼핑, 요리, 가사, 빨래, 약복용, 전화사용, 외출, 재정관리 등을 독립적으로 하지 못하는 시기가 온다는 것이다. 

에마뉴엘은 USC의 크리민스(Crimmins)의 연구를 인용한다. 2000년에서 2010년 사이 미국에서 뇌졸중 사망자 숫자는 20%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생존자 다수는 마비와 말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미국에서 80세 이상 여성의 절반 이상이 이동 기능을 상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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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삼 일은 임원코칭을, 이틀은 목공소에서 작품을 만듭니다. 두 번의 개인전 Adult와 Obituary를 열었습니다.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 <쿨하게 생존하라> 등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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