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오브 도그> 개새끼들을 향한 무책임한 동정심

flyingswan
flyingswan · 사적인 관점 (스포일러 주의)
2024/05/13
<파워 오브 도그>는 직설적이고 강렬한 제목과 다르게 아주 세심한 비유와 은유로 가득 차 있는 영화다. 그 세심한 비유와 은유의 대부분은 주인공 필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들인데, 그의 정체성에 대해 세심하게 그려지면 그려질수록, 그가 피터에게 마음을 열면 열수록, 그의 캐릭터는 단순한 개새끼에서 점점 불쌍하고 불행한 시대의 희생자로 변해간다.
하지만 피터가 이끌어낸 이 이야기의 결말은 영화의 제목처럼 아주 직설적이다. 이 이야기는 불쌍하고 불행한 시대의 희생자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파워 오브 도그’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영화는 ‘도그’의 입장에 서 있는 필과 그의 힘, 즉 ‘파워 오브 도그’에 휘둘리는 피해자, 로즈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남성성을 다분히 절대적인 가치로 여기는 카우보이들 사이에서 그들의 리더로 군림하고 있는 필은 로즈의 나약함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롱하며 그녀의 영혼을 짓밟으면서 그녀를 향한 경멸감을 감추지 않는다. 나아가 그녀뿐만 아니라 그녀의 아들 피터 역시 나약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그녀와 함께 그의 조롱의 대상이 된다.
다만 로즈와 달리 피터의 경우 그의 남성성 때문일까 ― 그 남성성에 대한 막연한 호감 때문인지, 그 남성성에 대한 막연한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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