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질주, 새 시대 '007 스타일'을 완성하다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4/04/16
▲ 007 퀀텀 오브 솔러스 포스터 ⓒ 소니픽처스

첩보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많은 답이 나올 수 있겠으나 결코 빠져서는 안 되는 것 하나가 무너지지 않는 긴장감일 것이다. 즉 서스펜스다.

첩보영화가 무엇인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상을 다루는 영화다. 그것도 긴박하게. 명목상이나마 법과 질서가 바로 선 세상이 우리가 아는 것이라면, 첩보물이 다루는 세상은 피도 눈물도 없는 곳이다. 무고한 사람을 죽여도 책임을 물리지 않는 요원들이 날뛰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무기며 독극물, 각종 기술들을 다뤄진다. 제가 속한 나라며 기관, 기업의 이익을 위해 법과 질서를 무시하고 맞붙는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만큼 흥미와 흥분을 자아낸다.

알지 못한다는 건 한편으로 알려져선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든 임무를 비밀로 하여야 하고 알려질 경우에는 누구도 그 뒤를 봐주지 않는단 건 첩보물 속 요원들의 숙지사항이기도 하다. 세상에 알려져선 안 되는 비밀을 안고 오로지 혼자 온갖 위험과 맞서는 요원의 일상은 그 자체로 긴장감의 연속이다. 첩보영화가 놓쳐서는 안 되는 것 또한 바로 그 긴장이다.

긴장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영화는 관객이 편히 앉아 생각할 틈을 주지 않으려 든다. 관객이 사고하는 속도보다 조금 더 빠르게 장면과 장면을, 사건과 사건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 와중에 관객이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느끼도록 충분한 자극을 주는 것 또한 영화가 해내야 할 몫이다. 관객이란 한 번 본 것은 익숙하게 느끼게 마련, 낯설고 불편하게 몰아세우기 위하여 비틀고 몰아치는 연출이 계속되고는 한다.

그런 의미에서보자면 첩보영화란 연출자와 관객의 대결이라 할 만하다.
▲ 007 퀀텀 오브 솔러스 스틸컷 ⓒ 소니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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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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