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검장, 윤핵관, 그리고… ‘사채왕 파일’ 속 수상한 이름들 [사채왕과 새마을금고 8화]
2024/04/29
“그놈을 20(억 원)을 들여서 국회의원 만들면, 지가 100억 원어치 가져와. 이권으로 줘.”(김상욱 통화녹음 중)
‘사채왕’ 김상욱(1972년생)은 공범과 통화하면서 자신의 정·관계 인맥을 자랑스럽게 늘어놨다. 검사 출신 정치인들, ‘윤핵관’으로 불린 현직 국회의원, 한 정당의 지역조직 실세 등의 이름이 줄줄이 나왔다.
지난해 청구동새마을금고의 문을 닫게 만든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그 배후에는 ‘사채왕’ 김상욱 일당의 1500억 원대 불법대출 사건이 있었다.(관련기사 : <새마을금고 뱅크런의 진실, ‘사채왕 리스트’에 있다>)
청구동새마을금고 전종남 전 상무와 무궁화신탁 김재민 전 대리 등 수많은 공범들이 ‘사채왕’ 김상욱을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김상욱은 “내가 밀어주는 정치인만 해도 한 30명 된다”며, 자신이 정·관계 인맥을 ‘꽉 잡고’ 있다는 말로 공범들을 포섭했다.
진실탐사그룹 셜록은 김상욱과 공범 김재민의 통화녹음 파일 약 900건을 입수했다. 녹음파일 속에는 그저 ‘허세’로만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의 구체적인 증언들도 다수 들어 있었다. 아래에 인용한 대화는 모두 김상욱-김재민 통화녹음 파일에서 확인한 것들이다.
“(전직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A, 내일 만나서 점심 먹는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는 무서운 곳이야. 깡패 두목들도 거기서 오줌 싸고….”(김상욱, 6월 22일 오후 4시 38분)
지난해 6월 23일 김상욱은 검사 A와의 점심식사 자리에 공범 김재민을 데리고 간 것으로 보인다. 평소 김상욱은 김재민을 ‘조카’라 부르며 특별한 관계임을 강조했다.
검사 A는 ○○지검 특수부장,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거쳐 ○○지검 지검장까지 지냈다. 이후 검사 옷을 벗고 지난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그 새끼(A 지칭) 국회의원 (선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