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없는 정치'의 출현 : 채상병 사건에 부쳐

 채 상병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건 이슈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법적 쟁점으로 넘어가는 것과 별개로 '법기술자'를 마주할 때 느끼는 어떤 벽이라고 해야 할까 위화감이라 해야 할까 그런 걸 느끼고 있어서 그렇다. '정치'의 실패라고 해야 될까? 그런 걸 지금 마주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언급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채 상병 사건은 내가 보기에 이 정부의 본질과도 같은 문제이다. 보면 사안의 본질은 간단해 보인다. 대통령(실)이 오만군데 다 개입하고 간섭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다. 무리한 지시가 사고로 이어졌고, 그 사고를 수사하는 과정에 대통령(실)이 개입해 외압을 행사했고 그게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다. 탄핵으로까지 이어질 문제가 아닌데 그정도로 리스크를 키운 건 대통령(실)이다.

임성근 사단장도 대통령(실)과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임성근 사단장이 온갖 군데에 개입해서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 과정에서 나온 무리한 지시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 당연히 박정훈 대령이 임성근 사단장에 과실치사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대통령(실)의 의지가 개입해서 과실치사에서 임성근을 빼려 했다가 일이 이렇게 커져버렸다. 사단장이 수색과정에서 아무렇게나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무리한 지시를 한 것도 문제적인데, 대통령(실)까지 동일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게 이 사안의 핵심이 아닌가 한다.

 사안 자체는 단순한데, 나는 왜 비판하기를 주저하는가. 이 사태의 핵심인물인 유재은 법무관리관 때문에 그렇다. 이 사람이 나온 영상을 다 찾아보았는데 그렇게까지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믿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사안이 명백한데 저렇게까지 뻔뻔하게 거짓말을, 그것도 위증의 혐의가 씌워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한다고? 내가 국회 청문회 방송을 보는데 유재은이 이탄희 의원을 상대로 비웃은 게 2번이다. 이탄희의 법해석을 듣고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비웃는다. 박주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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