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없는 정치'의 출현 : 채상병 사건에 부쳐
2024/05/16
채 상병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건 이슈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법적 쟁점으로 넘어가는 것과 별개로 '법기술자'를 마주할 때 느끼는 어떤 벽이라고 해야 할까 위화감이라 해야 할까 그런 걸 느끼고 있어서 그렇다. '정치'의 실패라고 해야 될까? 그런 걸 지금 마주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언급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채 상병 사건은 내가 보기에 이 정부의 본질과도 같은 문제이다. 보면 사안의 본질은 간단해 보인다. 대통령(실)이 오만군데 다 개입하고 간섭하다가 사고가 난 것이다. 무리한 지시가 사고로 이어졌고, 그 사고를 수사하는 과정에 대통령(실)이 개입해 외압을 행사했고 그게 점점 더 명백해지고 있다. 탄핵으로까지 이어질 문제가 아닌데 그정도로 리스크를 키운 건 대통령(실)이다.
임성근 사단장도 대통령(실)과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임성근 사단장이 온갖 군데에 개입해서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 과정에서 나온 무리한 지시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 당연히 박정훈 대령이 임성근 사단장에 과실치사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대통령(실)의 의지가 개입해서 과실치사에서 임성근을 빼려 했다가 일이 이렇게 커져버렸다. 사단장이 수색과정에서 아무렇게나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무리한 지시를 한 것도 문제적인데, 대통령(실)까지 동일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게 이 사안의 핵심이 아닌가 한다.
사안 자체는 단순한데, 나는 왜 비판하기를 주저하는가. 이 사태의 핵심인물인 유재은 법무관리관 때문에 그렇다. 이 사람이 나온 영상을 다 찾아보았는데 그렇게까지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믿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사안이 명백한데 저렇게까지 뻔뻔하게 거짓말을, 그것도 위증의 혐의가 씌워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한다고? 내가 국회 청문회 방송을 보는데 유재은이 이탄희 의원을 상대로 비웃은 게 2번이다. 이탄희의 법해석을 듣고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비웃는다. 박주민 의원...
임성근 사단장도 대통령(실)과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 임성근 사단장이 온갖 군데에 개입해서 영향력을 행사했고 그 과정에서 나온 무리한 지시 때문에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 당연히 박정훈 대령이 임성근 사단장에 과실치사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대통령(실)의 의지가 개입해서 과실치사에서 임성근을 빼려 했다가 일이 이렇게 커져버렸다. 사단장이 수색과정에서 아무렇게나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무리한 지시를 한 것도 문제적인데, 대통령(실)까지 동일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게 이 사안의 핵심이 아닌가 한다.
사안 자체는 단순한데, 나는 왜 비판하기를 주저하는가. 이 사태의 핵심인물인 유재은 법무관리관 때문에 그렇다. 이 사람이 나온 영상을 다 찾아보았는데 그렇게까지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할 사람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믿고 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사안이 명백한데 저렇게까지 뻔뻔하게 거짓말을, 그것도 위증의 혐의가 씌워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한다고? 내가 국회 청문회 방송을 보는데 유재은이 이탄희 의원을 상대로 비웃은 게 2번이다. 이탄희의 법해석을 듣고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비웃는다. 박주민 의원...
@조민준 동의합니다!
다만 그렇게 발달하는 속도만큼 미디어를 이용하는 주체들의 윤리 수준도 성장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성장이 덜하거나 오히려 퇴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하네요...
@조민준 예, 저도 그런 의견에 동의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미디어의 발달이 강력한 팬덤정치로 연결된거 아닌가 싶어요.
대중들의 정치참여는 과거보다 확실히 늘어났는데
뭔가 파편화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John 민주당 지지하시는 분들께서 들으시면 격분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구조 자체는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때도 나타난 것이 아닌가, 적어도 단초를 지니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성정 자체가 윤석열에 비해서는 좀더 온건하여 덜 발현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여러 경험을 하시고 대통령이 되셨다면 좀더 좌충우돌을 덜 했을 것 같지만 대통령을 제어할 수단이 없는 구조 자체는 노무현 이래로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었다는 게 제 에어북 <지록위마의 시대 1,2>의 기본적인 관점입니다. 이 심화의 끝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경험을 쌓고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
이쯤에서 생기는 궁금증이 하나 있는데,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2019년 조국 당시 법무부장관과의 갈등 국면에서 검찰총장 자리를 박차고 나와 21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어느 정도 선수를 쌓으면서 정치를 배우고 경험한 뒤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행태들이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아니면 그런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들이 없었을까요?
@김재경 말씀하신 지점에서 고민이 깊어집니다. 의원내각제로 개헌했다면, 대통령 중임제로 바꿨다면 상황이 나아졌을까요. 여러 지점에서 고민하게 되고 주저하게 됩니다. 말씀하신 경로의존성 문제로까지 고민이 확대되면 단순히 이 문제를 대통령의 탄핵이라든지 관련자의 처벌만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요. 참 고민스럽습니다ㅠ 읽어주셔서 그리고 고민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로의 변화... 이런 상황에서의 의원내각제라면 나았을지, 대통령 중임제를 포함한 대통령 권한 축소의 개헌이 이뤄졌다면 나았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상황이네요. 다양한 제도적 해결책을 말할 수는 있어도, 그 어떤 방법도 문재인 정권 때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게 만드는 동력 중 하나이지 않았나. 지난 정권의 개헌 실패와 더불어, 아직도 박정희와 전두환의 유산이 남아 있는 게 아닌가(개헌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기존 독재 정권 하의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흘러왔으니), 한국 정치 제도의 경로의존성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글 잘 봤습니다!
@김재경 말씀하신 지점에서 고민이 깊어집니다. 의원내각제로 개헌했다면, 대통령 중임제로 바꿨다면 상황이 나아졌을까요. 여러 지점에서 고민하게 되고 주저하게 됩니다. 말씀하신 경로의존성 문제로까지 고민이 확대되면 단순히 이 문제를 대통령의 탄핵이라든지 관련자의 처벌만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어떻게 해야 되는 걸까요. 참 고민스럽습니다ㅠ 읽어주셔서 그리고 고민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John 민주당 지지하시는 분들께서 들으시면 격분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구조 자체는 문재인 전 대통령 임기 때도 나타난 것이 아닌가, 적어도 단초를 지니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성정 자체가 윤석열에 비해서는 좀더 온건하여 덜 발현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 여러 경험을 하시고 대통령이 되셨다면 좀더 좌충우돌을 덜 했을 것 같지만 대통령을 제어할 수단이 없는 구조 자체는 노무현 이래로 계속해서 심화되고 있었다는 게 제 에어북 <지록위마의 시대 1,2>의 기본적인 관점입니다. 이 심화의 끝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는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경험을 쌓고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의견 감사합니다 :)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로의 변화... 이런 상황에서의 의원내각제라면 나았을지, 대통령 중임제를 포함한 대통령 권한 축소의 개헌이 이뤄졌다면 나았을지 고민하게 만드는 상황이네요. 다양한 제도적 해결책을 말할 수는 있어도, 그 어떤 방법도 문재인 정권 때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게 만드는 동력 중 하나이지 않았나. 지난 정권의 개헌 실패와 더불어, 아직도 박정희와 전두환의 유산이 남아 있는 게 아닌가(개헌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기존 독재 정권 하의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흘러왔으니), 한국 정치 제도의 경로의존성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글 잘 봤습니다!